Hartford, Connecticut 코스 괜찮은 골프장 이야기  - Hartford - 1

처음 하트퍼드로 이주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거기서도 골프를 치냐?"고 묻더군요.

저도 솔직히 보스턴처럼 유명한 골프장이 많은 것도 아닌데 하트퍼드에서 얼마나 괜찮은 코스를 만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몇 번 라운딩을 다녀보니 오히려 한국 골퍼들이 좋아할 만한 매력이 많은 곳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미국 동부, 특히 뉴잉글랜드 지역 골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을 억지로 바꾸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국 골프장이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라면, 이곳은 오래된 참나무와 단풍나무 사이를 공략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페어웨이는 넓어 보여도 나무 한 그루가 스코어를 완전히 바꿔 놓기도 합니다. 거리보다 코스 매니지먼트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됩니다.

하트퍼드에서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곳은 역시 케니 파크 골프 코스입니다. 거의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클래식 코스답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라운드를 마치고 나면 "왜 사람들이 이 코스를 좋아하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그린의 미세한 굴곡이 많아 퍼팅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가격도 하트퍼드 거주자는 40달러 미만, 비거주자도 약 50달러 수준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 골프장 그린피를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수준입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TPC 리버 하이랜즈도 하트퍼드 인근에 있습니다.

크롬웰에 위치한 이 코스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유명한 곳입니다.

울창한 숲과 워터 해저드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어 TV에서 보던 장면을 실제로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프라이빗 클럽이라 일반인은 회원 초청 없이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대회 기간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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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코스를 찾는다면 길렛 릿지골프 클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놀드 파머가 설계한 코스답게 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시원하게 뻗은 페어웨이가 인상적입니다. 스코어 욕심보다는 풍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라운딩하기 좋은 곳입니다. 초보자부터 싱글 골퍼까지 모두 만족할 만한 균형을 갖춘 코스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조금만 더 이동하면 윈턴베리 힐스 골프 코스도 있습니다. 피트 다이가 설계한 퍼블릭 코스인데, 현지 골퍼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보석"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입니다. 전략적인 벙커와 변화가 많은 지형 때문에 같은 코스를 여러 번 돌아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관광객보다 지역 골퍼 비중이 높아 비교적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미국 동부 골프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계절의 변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봄에는 연둣빛 잔디가 올라오고, 여름에는 짙은 숲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뉴잉글랜드 특유의 단풍이 코스를 완전히 다른 풍경으로 바꿔 놓습니다. 특히 10월에는 빨간 단풍과 노란 나무 사이에서 라운딩하는 경험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사진을 찍다 보면 플레이보다 풍경 감상 시간이 더 길어질 정도입니다.

동부 한인 골퍼들의 분위기도 서부와는 조금 다릅니다. 회원권 중심 문화보다는 퍼블릭 코스를 예약해 부담 없이 함께 라운딩하는 경우가 많고, 경기 후에는 근처 한식당이나 바비큐집에서 식사하며 친목을 다지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골프 실력을 뽐내기보다 오래 함께 즐기는 취미라는 분위기가 강한 편입니다.

하트퍼드는 규모가 큰 도시는 아니지만,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의외의 만족감을 주는 지역입니다.

역사 깊은 클래식 코스와 PGA 투어 명문 코스, 수준 높은 퍼블릭 코스까지 모두 30분 안팎 거리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용한 도시에서 여유롭게 골프를 즐기고 싶은 한인이라면, 하트퍼드는 골프치기 좋은 지역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