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훌루이에서 만난 한 은퇴자는 고정수입으로는 생활비를 맞추기 힘들다고 했다. 마우이의 물가는 본토보다 높다. 식료품비도, 전기요금도 만만치 않다. 사회보장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였다. 집은 오래전에 다 갚았다. 그렇다면 이 지분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이럴 때 확인해야 할 항목을 순서대로 짚어보려 한다.
첫째, 자격 요건이다. 62세 이상이어야 하고, 해당 주택이 주 거주지여야 한다. 기존 모기지가 남아 있다면 대출금으로 상환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재산세와 보험료를 계속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재정능력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이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어느 하나라도 걸리면 대출 자체가 승인되지 않으니, 상담 초반에 이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는 편이 시간을 아끼는 길이다.
둘째, 지분 규모다. 카훌루이의 평균 주택가치는 101만 6632달러다. 2026년 2월 기준이며 전년 대비 5.0% 하락한 수치다. 마우이 섬 전체로 넓혀 보면 최근 석 달간 매매 중위가는 94만 5000달러로, 역시 전년 대비 5.8% 낮아졌다. 최근 시세가 다소 조정되고 있다고 해도, 그래도 본토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오랫동안 자가를 보유해 온 가구라면 상당한 지분을 이미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지분이 클수록 리버스 모기지로 받을 수 있는 금액도 커진다. 다만 시세가 조정 국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 승인 시점의 평가액이 예상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도 열어두는 편이 안전하다.
셋째, 계속 내야 할 비용이다. 마우이 카운티는 자가주거용 주택 중 평가액 130만 달러 이하는 1구간으로 분류해 1000달러당 1.65달러, 그 이상은 2구간으로 분류해 1000달러당 1.80달러의 재산세율을 적용한다. 2025-26 회계연도 기준이며, 자가주거 신고를 하면 과세표준에서 20만 달러를 공제해 준다. 하와이 카운티들 중에서는 낮은 편이지만, 리버스 모기지를 받는다고 이 세금을 안 내도 되는 건 아니다. 보험료도 마찬가지다. 태풍이나 산불 관련 재해보험료까지 감안하면 매년 지출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계속 감당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으로 집을 잃을 위험이 생긴다.
넷째, 초기 비용이다. 오리지네이션 수수료, 모기지보험료, 클로징 비용까지 더하면 일반 모기지보다 처음 나가는 돈이 많다. 지분이 큰 만큼 받을 수 있는 금액도 크지만, 그만큼 초기에 나가는 수수료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접근하면 나중에 당황할 수 있다. 여러 상담사를 통해 예상 비용을 미리 비교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다섯째, 지분 감소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출 원리금이 쌓이면서 주택 지분은 줄어든다. 자녀에게 물려줄 자산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non-recourse 구조라서 나중에 집값이 대출잔액보다 낮아지더라도 상속인이 초과분을 갚을 필요는 없다. 이 점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 자격 요건 - 62세 이상, 주 거주지, 기존 대출 잔액 상환 가능 여부, 재정능력 평가 통과
- 지분 규모 - 현재 주택가치와 남은 대출잔액 확인
- 계속 낼 비용 - 재산세, 보험료, 유지비 감당 가능 여부
- 초기 비용 - 오리지네이션 수수료, 모기지보험료, 클로징 비용
- 지분 감소 - 자녀에게 남길 자산 규모 변화
하와이주는 202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2.6%를 차지한다. 전국 평균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수치다. 고정수입만으로 생활이 버거운 은퇴 가구가 카훌루이에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인할 항목을 다 짚었다고 바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 신청 전 HUD 승인 상담기관의 의무 상담을 반드시 거치고, 가족과도 충분히 상의해 보기 바란다. 이 글은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 전문가 상담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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