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리지 교육구(Anchorage School District, ASD)는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교육구입니다.
현재 약 45,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합쳐 약 100개의 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토의 거대한 대도시 학군들과 비교하면 중간 정도의 규모이지만, 알래스카주 전체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아주 압도적인 1위 학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교육 재정을 지탱하는 큰 축은 주 정부의 지원금과 앵커리지 자치구의 재산세입니다. 알래스카주는 주에서 벌어들이는 석유 수입의 일부가 교육 예산으로 들어오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미국의 다른 주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 수입에 기반한 주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완벽한 예산을 꾸리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내는 앵커리지 자치구 재산세(property tax)에서 아주 상당한 부분이 매년 교육 예산으로 배정되고 있습니다.
재산세율은 자치구의 예산 심의 결과에 따라 매년 조금씩 조정됩니다. 문제는 매년 예산안을 짤 때마다 교육 예산 확보를 두고 치열한 갈등이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교육구 예산이 조금이라도 삭감되면 곧바로 일선 학교의 교사 감원이나 방과 후 프로그램 축소 같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교육 예산 문제에 대해서 확고한 소신이 있습니다. 효율성이나 예산 절감도 좋지만, 공교육 예산을 무작정 줄이는 것은 결국 우리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일입니다. H.O.T. 노래를 들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던 90년대 한국을 생각해보면, 당시 한국 사회도 교육에 대한 투자를 줄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나라와 지역의 미래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적어도 아이들을 위한 교육 예산만큼은 아끼지 말고 제대로 투자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 의견에 반론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편하게 의견을 나누어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앵커리지 자치구 홈페이지에서는 주민들을 위해 연도별 예산 보고서를 아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ASD 예산과 관련된 주요 회의들은 모두 주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개 회의로 진행됩니다. 필요한 경우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통로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내가 내는 재산세가 자녀들의 교육과 지역 사회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자치구 홈페이지에 한 번쯤 방문해서 예산 흐름을 들여다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모일 때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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