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 렌트비로 모기지 낼 수 있을까 - San Jose - 1

산호세에서 오래 렌트로 지내던 한 가정이 어느 날 계산기를 두드려 봤다. 지금 내는 렌트비면 모기지 페이먼트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예전에는 이런 계산이 무모하게 느껴질 정도로 집값과 렌트비 차이가 컸는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오래 지켜본 사람일수록 이런 변화를 먼저 알아챈다.

레드핀 집계로 산호세 중위 매매가는 6월 기준 146만 9200달러, 1년 전보다 0.76퍼센트 낮아졌다. 질로우 평균 주택가치도 141만 3804달러로 1.8퍼센트 내렸다. 그렇게 오래 오르기만 하던 산호세 집값도 최근 1년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반면 렌트는 다르게 움직였다. 줌퍼 기준 1베드룸 렌트는 2700달러로, 1년 전보다 10퍼센트 올랐다. 집값은 내려가고 렌트는 오르는 흐름이 겹치면서, 렌트비와 모기지 페이먼트의 격차가 예전보다 좁아진 것이다. 이 가정이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 것도 바로 이 지점 때문이었다.

이럴 때 확인해야 할 항목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price-to-rent ratio, 매매가 대비 렌트비 비율이다. 평균 주택가치 141만 3804달러를 1베드룸 연간 렌트비 3만 2400달러로 나누면 43 안팎이 나온다. 20을 넘으면 렌트가 유리하다고 보는 통상 기준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라, 숫자만 보면 여전히 렌트 쪽에 무게가 실린다.

둘째는 실제 모기지 페이먼트다. 렌트비가 모기지 원리금과 비슷하다고 해서 곧바로 매매가 유리해지는 건 아니다. 재산세, 주택보험, 관리비까지 더하면 총 페이먼트는 렌트비보다 상당히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산호세처럼 집값 자체가 높은 지역에서는 이 차이가 특히 크게 벌어진다. 렌트비만 보고 모기지가 만만해 보인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총 페이먼트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셋째는 다운페이먼트다. 산호세 집값 수준이면 20퍼센트만 해도 28만 3000달러 안팎, 상당한 목돈이 필요하다. 이 돈을 마련하는 동안 렌트로 지내며 시장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넷째는 거주 기간이다. 5년, 10년 이상 이 지역에 머물 계획이라면 지금 다소 부담스러운 매매가도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거주 기간이 짧거나 향후 이사 가능성이 있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 넷 중 하나라도 확실하지 않다면, 나머지 세 가지를 아무리 잘 계산해도 결론이 흔들릴 수 있다.

예전에는 렌트비가 모기지 페이먼트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흔했는데, 지금은 그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졌다. 그렇다고 매매가 곧바로 유리해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재산세와 보험료를 더한 총비용까지 함께 봐야 정확한 비교가 된다. 오래 지켜본 시장일수록 이런 착시에 속기 쉽다. 숫자가 가까워 보인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항목 하나하나를 다시 짚어보는 편이 안전하다.

학군을 우선으로 보는 가정이라면 산호세 안에서도 동네마다 배정 학교 등급 차이가 크다. 구매 전 해당 주소의 배정 학교를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산호세는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 고용 상황에 시세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이다. 채용이 늘면 렌트 수요부터 먼저 반응하고, 매매시장은 금리와 재고 상황에 따라 뒤늦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캘리포니아 재산세는 매입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지고 연간 상승폭이 법으로 제한돼 있어, 오래 보유할수록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세금 구조를 갖게 된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이 글의 수치는 레드핀, 질로우, 줌퍼가 각각 다른 시점에 집계한 자료를 기준으로 했으며, 실제 매물 가격과 렌트비는 동네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에는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