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수입이 50만원 이었다는 유해진, 이제는 45억 집주인 - Pasadena - 1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대박이 나고 계속 천만 관객 영화 이야기가 관심을 끌면서 배우 유해진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런데 나는 유해진을 볼 때마다 정말 사람 팔자는 모르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천만배우라는 말이 자연스럽고 수십억짜리 집을 가진 배우지만 젊은 시절 그는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어려웠다고 한다.

고생고생 해도 월 20만원 수입이 안되었다니까 감이 안올 정도다.

유해진은 2023년 서울 성북동에 있는 단독주택을 대출 없이 현금으로 구입해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무명 시절에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극단에서 연극을 하던 시절에는 돈이라는 게 월급처럼 꼬박꼬박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공연 하나를 끝내고 두 달, 석 달을 기다려서 많이 받으면 5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연극판에서는 한 달에 100만원 정도만 벌어도 그럭저럭 살 만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본인은 그것조차 못 벌었다고 한다.

생활도 정말 고됐다. 새벽 3시까지 극단에서 연습하고 무대를 만들고 일을 했는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다시 나오라는 식이었다.

그렇게 몇 달 만에 50만원을 받으면 너무 좋아서 술 한잔했다고 하니 지금의 유해진만 아는 사람들에게는 딴 사람 이야기처럼 들릴 정도다.


먹고사는 게 어려우니 아르바이트도 했다. 그가 한일은 비데 공장에서 조립하는 일이었다.

돈을 제법 준다는 이야기에 배우 류승룡과 함께 한 달 정도 방까지 잡아놓고 공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해서 매일 희망에 차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일이 없을 때는 산을 돌아다니고 남산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본인 스스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고 했다. 배우로 성공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나이는 계속 먹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나.

게다가 처음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도 반대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개성 있는 외모가 배우의 장점으로 인정받던 분위기도 아니었다.

유해진 본인도 농담처럼 "그때는 반대할 만한 얼굴이었다"고 말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아들이 배우 한다고 나섰다가 평생 굶을까 봐 걱정했을 것이다.

결국 유해진은 자기 나이 서른다섯을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그때까지도 배우로서 비전이 보이지 않으면 그만둘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2005년 '왕의 남자'를 만나면서 인생의 방향이 크게 달라졌다. 그 당시 그 영화에서 대중에게 얼굴을 확실하게 알렸고 이후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결국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가 됐다.

돌아보면 중간중간 사람의 말 한마디도 큰 힘이 됐다.

고 안성기는 일이 없을 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고, 차승원은 마음에 드는 역할만 할 수는 없다고 붙잡아줬다고 한다.

보증금 100만원, 월세 10만원 방에서 살면서 몇 달 일하고 50만원 받던 배우가 이제는 천만배우가 되고 성북동 45억원대 주택의 주인이 됐다.

그래서 사람 인생은 중간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스무 살, 서른 살에 초라해 보인다고 그 사람의 인생이 초라하게 끝나는 것도 아니고, 몇 년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실패한 인생도 아니다.

유해진의 지난 시간을 보고 있으면 결국 이런 말이 떠오른다.

사람 팔자, 정말 끝까지 가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