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펠팍 한식 바베큐집 사장의 한숨, 올유캔잇은 옛날 이야기
잘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한식 바베큐, 그중에서도 무제한 바베큐는 한인뿐 아니라 미국 손님들에게도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그런데 요즘 펠팍 한식 바베큐 식당 사장님들 얼굴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손님들은 여전히 "무제한인데 왜 예전 같지 않냐"고 말하지만, 식당 업주들에게 지금 문제는 생각보다 아주 심각합니다.
한 식당 사장은 이렇게 하소연 하더군요.
"손님들은 30달러 내고 예전처럼 갈비, 차돌, 불고기를 마음껏 드시고 싶어 하시는데, 고기 원가는 계속 오릅니다. 가격 올리면 손님이 줄고, 안 올리면 남는 게 없습니다."
무제한 바베큐는 보기에는 단순해 보여도 원가 계산이 아주 빡빡한 장사입니다.
고기, 숯이나 가스, 인건비, 렌트, 보험, 카드 수수료까지 모두 빠져나가고 나면 실제 마진은 생각보다 얇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소고기 도매가격이 오르면 식당 입장에서는 바로 타격을 받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은 최근 몇 년 새 무려 70% 가까이 폭등했다고 합니다.
제가 체감하는 느낌은 100% 오른것 같더구요.
미국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소고기 소비 국가 중 하나이며, 식당과 가정 모두 소고기 소비가 꾸준합니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유지되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하고 하네요.
특히 한식 바베큐 식당들이 많이 사용하는 차돌박이, 갈비, 불고기용 부위는 수요가 높아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컸습니다.
업계에서는 소 사육두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최소 2~3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미국 소고기 가격 강세와 이른바 '비프플레이션(Beeflation)'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일부 무제한 바베큐 식당에서는 예전과 다른 변화가 보입니다.

고기 종류에 따라서 1인당 주문 횟수를 제한하거나 고급 부위는 프리미엄 메뉴로 따로 빼기도 합니다.
요즘 K-바베큐 무제한이 '이상해진' 구체적인 징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이스'에서 '셀렉트'로, 은근슬쩍 등급 낮추기: 예전엔 마블링이 훌륭했던 차돌박이나 주물럭이 요즘은 퍽퍽하고 질겨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가를 맞추기 위해 고기 등급을 은근히 낮춘 탓.
갈비·불고기 등 인기 메뉴 제한: 양념갈비나 생갈비 같은 고급 부위는 무제한 메뉴에서 제외하거나, '테이블당 1회 주문 한정' 같은 제약 조건이 생겼다.
사이드 메뉴로 배 채우기 유도: 콘치즈, 떡볶이, 잡채, 튀김 등 고기 외의 밑반찬(사이드)을 화려하게 깔아 손님이 고기를 덜 먹게 만드는 무언의 전략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제가 느낀바로는 실제로 돼지고기나 (특히 삼겹살) 닭고기 양념한 메뉴 비중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버티기 위한 선택입니다.
결국 펠팍과 뉴저지 지역의 한식 바베큐집의 고민은 단순히 고깃값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물가 상승, 인건비 부담, 렌트비, 식재료 공급 문제까지 모두 겹친 결과입니다.
겉으로는 불판 위 고기가 지글지글 익고 있지만, 사장님 속은 그보다 더 타들어 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제 무제한 바베큐도 예전처럼 무조건 싸고 푸짐한 장사로만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손님은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고, 식당은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 사이에서 펠팍 한식 바베큐 식당들은 오늘도 조심스럽게 메뉴판을 고치고, 원가표를 들여다보고, 손님 눈치를 봅니다.
푸짐한 고기 한 상이 당연했던 시절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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