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러큐스 농장 3미터 거인 화석, 1869년 희대의 사기극 - Syracuse - 1

지난 주말에 사람들 불러서 불고기 파티를 했는데요, 고기 재우는 동안 누가 갑자기 그러는 거예요. "근데 여기 근처에서 옛날에 거인 화석 나온 거 알아?" 다들 젓가락 들고 멈췄죠.

저도 어렴풋이 듣기만 했던 이야기라 그날 밤 제대로 찾아봤어요. 알고 보니 미국 역사에서 손꼽히는 사기극, 바로 Cardiff Giant 이야기더라고요.

때는 1869년 10월 16일이에요. Syracuse 바로 남쪽 Cardiff라는 작은 마을, William "Stub" Newell이라는 농부의 헛간 뒤에서 일꾼 둘이 우물을 파고 있었대요.

그런데 삽 끝에 뭔가 단단한 게 걸린 거죠. 흙을 걷어내니 키가 10피트, 그러니까 3미터가 넘는 사람 모양의 돌덩이가 누워 있었다고 해요.

발견한 일꾼 중 한 명이 "옛날 인디언이 여기 묻혀 있었네!" 하고 외쳤다는 기록도 남아 있어요. 상상만 해도 소름 돋지 않나요?

소문은 정말 순식간에 퍼졌어요. Newell은 그 위에 텐트를 치고 첫날만 무료로 보여준 뒤, 다음 날부터는 15분 관람에 50센트씩 받기 시작했대요.

그런데도 하루에 300명에서 500명씩 몰려들었다고 하니 놀랍죠. 1869년에 시골 농장까지 마차 타고 와서 돌덩이를 보겠다고 줄을 선 거잖아요.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한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성경 창세기 6장 4절에 "그 당시에 땅에는 네피림이 있었고"라는 구절이 있거든요. 거인이 진짜 있었다는 증거라고 믿고 싶은 사람이 많았던 거예요.

실제로 일부 목사와 신학자들은 이게 진짜 화석이라고 감싸고 나서기도 했대요. 믿고 싶은 마음이 눈을 가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싶었어요.

자, 그럼 이 거인은 어디서 온 걸까요? 범인은 뉴욕의 담배상 George Hull이었어요. Newell의 사촌이기도 했고요.

Hull은 아이오와의 한 감리교 부흥회에서 Turk라는 목사와 바로 그 창세기 거인 구절을 두고 논쟁을 벌였대요. 혼자 회의론자 편에 섰다가 완전히 밀렸다고 해요.

그게 너무 분했던 거죠.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속는지 보여주겠다고 마음먹은 게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어요. 뒤끝이 이 정도면 거의 예술이에요.

1868년, Hull은 아이오와 Fort Dodge에서 석고 덩어리를 캐냈어요. 링컨 기념비를 만들 거라고 둘러댔다고 하더라고요.

그 덩어리는 기차로 시카고까지 옮겨졌고, 독일 출신 석공 Edward Burkhardt와 조각가들이 거인 모양으로 깎았어요. 망치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이불로 덮어가며 작업했다니 정말 치밀하죠.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쇠바늘로 표면을 두드리고 황산까지 문질렀대요. 처음엔 머리카락과 수염도 있었는데, 털은 화석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깎아냈다고 해요.

이렇게 들인 돈이 2,600달러였어요. 그리고 1868년 11월, 거인을 Newell의 농장으로 실어 와 몰래 묻었죠.

제일 소름 돋는 건 그다음이에요. 묻어놓고 거의 1년을 그냥 기다렸다는 거예요. 저 같으면 다음 주에 바로 파냈을 텐데, 이 인내심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물론 전문가들은 속지 않았어요. Cornell 대학 초대 총장 Andrew D. White는 우물 위치부터 이상하다고 지적했대요.

Yale의 고생물학자 Othniel C. Marsh는 아예 "아주 확실한 사기"라고 못 박았어요. 석고는 물에 녹는 재질이라 수백 년을 땅속에 있었을 리가 없고, 끌 자국도 너무 생생하다는 거였죠.

그 사이 거인의 지분은 David Hannum이 이끄는 사업가 그룹에 팔렸고, 전시 장소도 Syracuse 시내로 옮겨졌어요.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더 웃겨져요.

쇼 비즈니스의 왕 P.T. Barnum이 거인을 사겠다고 나섰다가 거절당했거든요. 그러자 Barnum은 몰래 본을 떠서 석고 복제품을 만들고, 뉴욕에서 자기 게 진짜라고 전시해버렸어요.

가짜를 베낀 가짜가 원조 가짜보다 더 인기를 끈 거예요. 이 대목에서 저는 와인 마시다가 웃음이 터졌어요.

그 유명한 "There's a sucker born every minute"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고 해요. 흔히 Barnum이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기록상으로는 Hannum이 Barnum 쪽 관객을 보고 한 말로 전해져요.

Hannum은 Barnum을 고소했는데, 판사 반응이 압권이에요. 거인을 법정에 데려와서 자기가 진짜라고 직접 선서하게 하라고 했대요.

결국 Hull은 1869년 12월에 언론에 모든 걸 털어놨어요. 이듬해 2월 법정에서도 두 거인 모두 가짜로 정리됐고요.

그럼 그 원조 가짜는 지금 어디 있을까요? 1947년에 Cooperstown의 Farmers' Museum이 사들였고, 지금도 거기 누워 있어요.

Barnum이 만든 복제품이라고 주장하는 물건은 미시간의 한 기계 박물관에 있대요. 가짜와 가짜의 복제품이 각자 관객을 모으고 있다니, 이 정도면 해피엔딩인가요?

저는 이 이야기가 단순한 시골 해프닝이 아니라고 봐요. 사람들은 증거보다 믿고 싶은 이야기에 먼저 지갑을 열어요. 요즘 SNS에 도는 가짜 뉴스랑 구조가 똑같잖아요.

그렇다고 그때 사람들을 바보라고 비웃을 마음은 없어요. 다 같이 모여 신기한 걸 구경하고 떠드는 재미, 그게 사람 사는 맛이기도 하니까요.

다음 파티 땐 불고기 접시 옆에 이 이야기를 안주로 꺼내볼 생각이에요. 그리고 날 좋을 때 친구들이랑 Cooperstown까지 거인 얼굴 보러 드라이브 한번 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