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집값도 렌트도 급등세 - San Francisco - 1

샌프란시스코 매물을 보러 다니던 한 투자자가 렌트 수익률을 계산해 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렌트도 오르고 있고 집값도 오르고 있는데, 수익률 계산기 숫자는 오히려 팍팍했기 때문이다. 이 동네는 둘 다 함께 오르는 드문 시장이라, 계산이 헷갈릴 만하다.

레드핀 집계로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중위 매매가는 최근 3개월 기준 180만 달러, 1년 전보다 14.1퍼센트 올랐다. 질로우 평균 주택가치는 139만 3773달러로 7.6퍼센트 상승했다. 두 숫자 모두 방향은 같다. AI 산업 호황으로 사무실 복귀가 늘면서 재고 부족과 맞물려 매매가가 다시 뛰고 있다는 게 최근 시장 분석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설명이다.

렌트는 더 가파르다. 줌퍼 자료를 보면 1베드룸 중위 렌트가 4300달러까지 올라와 있는데, 1년 전보다 25.7퍼센트 오른 숫자다. 2베드룸은 6000달러 선을 찍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걸 쉽게 말하면,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월세 부담이 1년 만에 4분의 1 넘게 늘었다는 뜻이다.

이럴 때 참고할 개념이 price-to-rent ratio, 매매가 대비 렌트비 비율이다. 이걸 쉽게 말하면, 지금 집값을 1년치 렌트비로 나눈 숫자로, 렌트로만 그 집값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질로우 평균 주택가치 139만 3773달러를 1베드룸 연간 렌트비 5만 1600달러로 나누면 27 안팎이 나온다. 20을 넘으면 렌트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보는 기준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렌트 쪽에 무게가 실리는 도시로 읽힌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있다. 비율이 렌트 쪽으로 기운다고 해서 렌트가 항상 더 싸다는 뜻은 아니다. 렌트비 자체가 워낙 빠르게 오르고 있으니, 매달 나가는 절대 금액은 렌트든 모기지든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 비율은 두 선택지 중 상대적으로 어느 쪽이 유리한지를 비교하는 참고 지표일 뿐, 절대적인 답을 주지는 않는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처럼 매매가와 렌트비가 동시에 급등하는 시장에서는, 비율 자체보다 앞으로 이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를 함께 가늠해 보는 편이 실질적인 판단에 가깝다.

투자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렌트 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공실 위험도 함께 봐야 한다. 렌트가 이렇게 빠르게 오르는 시장은 반대로 세입자가 감당하지 못해 이탈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20퍼센트 다운페이먼트 기준으로도 28만 달러 안팎이 필요한 만큼, 초기 자금 규모부터 감당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실거주라면 얘기가 조금 다르다. 다운페이먼트를 충분히 준비했고 이 지역에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지금 렌트비 상승분을 감안했을 때 매매 쪽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내 집 마련이 될 수 있다. 거주 기간이 짧거나 향후 이사 가능성이 있다면 지금 같은 급등장에서 무리하게 매매에 뛰어들기보다는 렌트로 버티며 시장을 지켜보는 쪽이 안전한 선택으로 보인다. 콘도, 타운하우스, 단독주택마다 초기 진입 부담과 관리비 구조가 다르니 매물 유형별로도 따로 비교해 보는 편이 좋다.

학군을 고려하는 가정이라면 배정 학교는 주소마다 다르고 자주 바뀔 수 있으니 구매 전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샌프란시스코는 원래도 등락 폭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몇 년 전 재택근무 확산으로 렌트비가 큰 폭으로 빠졌다가 지금 다시 반등한 것처럼, 특정 산업의 호황과 불황에 따라 시장이 출렁이는 경향이 있다. 지금의 급등세만 보고 장기 추세로 단정하기보다는, 과거에도 비슷한 반등과 조정이 반복됐다는 점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의 수치는 레드핀, 질로우, 줌퍼가 각각 다른 시점에 집계한 자료를 기준으로 했으며, 실제 매물 가격과 렌트비는 동네와 매물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에는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