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은퇴 후 콘도냐 단독이냐 - San Diego - 1

라호야에서 30년 넘게 산 부부가 최근 상담을 청해 왔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예전 같지 않고, 마당 손질도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은 따로 있었다. 딸 가족이 사는 동네와 가까운 곳으로 옮기고 싶은데, 지금 집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과 콘도나 타운홈으로 옮기는 것 중 어느 쪽이 실제로 더 이득인지가 헷갈린다는 점이었다.

두 사람이 이 집을 살 때만 해도 아이들이 커가는 걸 지켜보며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잔디를 깎는 것도, 계단을 오르내리며 창문을 닦는 것도 예전만큼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몇 달을 고민한 끝에 결국 감이 아니라 숫자로 비교해 보기로 했다.

먼저 짚어볼 것은 냉방비다. SDG&E의 시간대별 요금제인 TOU-DR1에서는 오후 4시부터 9시 사이 피크 시간대 요금이 kWh당 62.2센트에 이른다. 2026년 1월 기준 평균 번들 요금도 kWh당 45.7센트 수준으로, 전국 평균을 훌쩍 웃돈다. 단독주택은 냉방해야 할 면적이 넓고 지붕과 단열 상태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여름 한 달 냉방비만 수백 달러가 나오는 집도 드물지 않다.

다음은 집값 차이다. 리드핀 자료를 보면 2026년 7월까지 3개월 기준 샌디에고 카운티 중위 매매가는 95만 2천 달러다. 이를 유형별로 나누면 단독주택 중위가는 109만 9,500달러, 콘도와 타운홈 중위가는 67만 5천 달러로 약 42만 4,500달러 차이가 난다. 다운사이징을 하면 이 차액만큼 은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콘도로 옮기면 매달 HOA, 즉 입주자관리비가 새로 생긴다는 점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재산세도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다. 캘리포니아는 Prop 13에 따라 매입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가 매겨지고 매년 상승 폭도 제한되어 있어, 오래 산 집일수록 재산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된다. 그런데 55세 이상이라면 Prop 19를 통해 지금 집의 재산세 기준가를 새로 사는 집으로 그대로 옮길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 전역 어디로 옮기든 평생 세 번까지 가능하고, 2021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다운사이징을 하면서도 새 재산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제도인 셈이다.

관리 부담을 아예 덜고 싶다면 55세 이상 입주 가능한 액티브시니어 커뮤니티도 눈여겨볼 만하다. 조경과 외벽 관리, 지붕 수리까지 HOA 비용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매달 정해진 비용 안에서 예측 가능한 생활이 가능해진다. 다만 HOA비 자체가 지역과 시설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후보 단지 몇 곳의 실제 관리비 내역을 직접 비교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 단독주택 - 공간과 자유는 넓지만 냉방비, 지붕과 마당 관리 등 유지비가 계속 들어간다
  • 콘도 타운홈 - 매매가가 낮고 관리 부담이 적지만 HOA비가 매달 고정 지출로 붙는다
  • 액티브시니어 커뮤니티 - 관리와 편의시설이 포함되지만 초기 비용과 생활방식이 맞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화재보험료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주택 화재보험 갱신이 까다로워지고 보험료도 오르는 추세인데, 특히 오래된 단독주택은 배선이나 지붕 상태에 따라 갱신 심사에서 추가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다. 콘도는 건물 전체 보험을 관리사무소가 일괄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이 직접 챙겨야 할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실제로 이 부부는 콘도 몇 곳을 둘러본 뒤, 딸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단지를 최종 후보로 좁혔다. 매매 차익으로 확보한 자금 일부는 비상 의료비로, 나머지는 생활비 완충 자금으로 남겨두기로 했다고 한다.

라호야 부부의 경우처럼 자녀 근처로 옮기려는 결정이라면, 단순히 집값만 비교할 게 아니라 냉방비와 재산세, HOA비까지 합쳐 실제 월 생활비가 어떻게 바뀌는지 계산해 보는 편이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세금과 HOA 조건은 카운티와 단지마다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고, 실제 계약 전에는 부동산과 세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기 바란다. 이 글은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