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에서 살다 보면 이 도시는 참 공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 건지, 처음부터 도시를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말에 딱히 할 일이 없어도 공원 하나 골라서 나가면 하루가 금방 간다.
우리가 생각하는 동네 잔디밭 정도의 공원이 아니라 박물관이며 동물원이 모여 있는 곳도 있고,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는 공원도 있고 절벽을 따라 걷는 자연보호구역도 있다.
샌디에이고 공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발보아 파크다.약 1,200에이커나 되니 사실 공원이라고 부르기에는 규모가 엄청나다.
샌디에이고 동물원도 이 안에 있고 박물관과 문화시설, 정원, 공연장까지 한곳에 모여 있다.
여기는 그냥 산책만 해도 볼거리가 많다. 스페인풍 건물들이 쭉 이어져 있어서 처음 가보면 미국의 평범한 도시공원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든다.
1915년과 1935년 박람회를 거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 오래된 건물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공원에 들어가는 것 자체는 무료라서 굳이 동물원이나 박물관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반나절을 보낼 수 있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좋아한다면 미션 베이 파크도 빼놓을 수 없다. 규모가 약 4,600에이커라고 하는데 물이 차지하는 면적이 상당히 크다.
카약이나 패들보드를 타는 사람도 많고 세일링, 제트스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꼭 물에 들어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기도 좋고 잔디밭에 자리 잡고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기도 좋다.
그래서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나온 사람들이 정말 많다. 시월드도 이 지역에 있어서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하루 일정 잡기가 아주 편하다.
개인적으로 샌디에이고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면 토리 파인스도 한번 가볼 만하다. 라호야와 델마 사이 해안 절벽에 있는 자연보호구역인데 약 2,000에이커 규모다. 세계적으로도 아주 제한된 지역에서만 자란다는 토리 파인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여기는 발보아 파크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절벽 위 트레일을 걷다 보면 아래로 태평양이 펼쳐지는데 날씨 좋은 날에는 정말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확 난다. 아래쪽 해변에서는 수영이나 서핑도 할 수 있고 유명한 토리 파인스 골프 코스도 근처에 있다.
이 세 곳 말고도 선셋 클리프, 미션 트레일스, 포인트 로마의 카브리요 내셔널 모뉴먼트처럼 갈 곳이 정말 많다. 특히 미션 트레일스는 7,000에이커가 넘을 정도로 넓어서 조금만 들어가면 대도시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결국 샌디에이고의 장점은 좋은 공원이 많다는 것뿐 아니라 그 공원을 실제로 일 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겨울에도 산책을 하고 주말에는 바닷가에 나가고, 마음만 먹으면 하이킹도 할 수 있다.
다른 도시에서는 큰맘 먹고 떠나야 하는 야외활동이 여기서는 그냥 주말 일상이 된다.
그래서 샌디에이고의 공원은 단순히 보기 좋은 녹지가 아니라 이 도시에서 사는 재미와 삶의 질을 높여주는 알찬 인프라라는 생각이 든다.

고래젤리디지털연합
제임스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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