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요가와 필라테스를 가르치고 있다.
햇살 좋은 해안 도시에서 매일 다양한 여성들과 함께 땀 흘리는 삶을 산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내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오는 변화가 하나 있다.
요즘 여자들, 진짜 몸매가 좋아지고 있다.
그냥 "마르다"거나 "날씬하다"는 기준을 넘어서, 진짜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을 가진 여성들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20대 초중반의 Z세대 여성들은 마치 누가 ‘이제부터 애플힙은 기본 사양입니다’라고 선언이라도 한 듯, 대부분 엉덩이 근육이 또렷하다.
허벅지 라인은 모델처럼 단단해지고, 자세도 반듯하고, 걸음걸이까지 당당하다.
나는 요가 수업을 할 때도 자세를 보고 금방 알아챈다. “아, 이 친구는 평소에도 루틴으로 운동하는 몸이구나.”
힙 브릿지나 런지 자세 할 때, 일반적인 초보자들이라면 허벅지와 허리에 긴장이 먼저 오는데, 이 친구들은 엉덩이부터 먼저 쓰는 법을 알고 있다.
그게 바로 미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퍼진 하나의 ‘운동 체질화’ 트렌드다.
예전엔 다이어트를 한다는 건 무조건 먹는 걸 줄이는 거였고, 운동은 보조 개념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Z세대, 특히 미국 여성들 사이에선 그 기준이 확실히 바뀌었다.
운동이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된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이제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개성’이다. 어떤 여자는 파워리프팅을 하고, 어떤 여자는 크로스핏을 하고, 또 어떤 여자는 필라테스를 고집하며 유연성과 코어 근육에 집중한다.
자신의 운동 스타일을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으로 공유하고, 루틴과 영양 섭취, 보충제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문화적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힙도 그런 흐름의 결과물이다
이전 세대는 날씬한 허리와 매끈한 팔, 작은 얼굴을 미의 기준으로 삼았다면, 요즘은 균형 잡힌 상체보다 단단한 엉덩이, 강한 하체가 미의 핵심이 되고 있다.
헬스장에 가보면 가장 붐비는 구역이 어디냐면, 바로 ‘힙 운동’ 구역이다. 바벨을 등에 얹고 힙 쓰러스트 하는 젊은 여성들이 줄을 선다. 런지를 20kg 덤벨 들고 3세트씩 하는 모습은 이제 평범한 풍경이 됐다.
재밌는 건, 이들이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몸’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운동하는 목적이 훨씬 더 내면 중심적이다.
“신체적으로 강한 여성이 되고 싶어서요.”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푸니까 정신 건강에도 좋아요.”
“내 몸이 달라지는 걸 보면 자존감이 올라가요.”
이런 말을 수업 후에 들을 때마다, 나는 요즘 여성들이 정말 달라졌다는 걸 실감한다.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도 과거에는 다이어트 목적의 주부나 중년 여성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20대 초반부터 30대까지의 여성들이 ‘근육의 연결’과 ‘정렬’을 배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찾아온다. 힙딥(Hip Dip) 교정, 코어 강화, 골반 정렬 등 구체적인 목표를 말하며, 몸을 예쁘게 ‘다듬는’ 게 아니라, ‘기능적으로 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거다.
나는 이런 흐름이 정말 긍정적이라고 본다. 단순히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가 아닌, 스스로 몸을 알고 사랑하고 가꾸는 여성들이 많아진다는 건 사회 전체적으로도 건강한 신호다.
물론, 그에 비해 나는 조금은 구세대에 속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운동을 좋아하고 매일 스트레칭하며 근육을 다듬고 있지만, 요즘 친구들처럼 스트릭트하게 식단을 지키거나 보충제까지 꼼꼼히 챙기진 않는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다.
지금 미국의 젊은 여성들은, 예뻐지려고 운동하는 게 아니다.
이미 강해졌고, 더 강해지기 위해 운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애플힙이다.
Z세대 여성들의 몸매가 좋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을 문화로 받아들이고, 생활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의 햇살 아래, 당당하게 매트를 펴고 런지를 하는 그 모습. 난 그들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도 내 수업에서, 그 변화의 일부가 되어 함께 땀 흘리는 시간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