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어크 DE, 한국사람 많지는 않아도 여기서 살기 나쁘지 않아요 - Newark - 1

뉴어크(Newark, DE)를 한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LA나 뉴저지처럼 한인마트 가고 한국 식당 가면 여기저기 한국말이 들리는 동네를 생각하고 왔다가는 실망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한인이 적다고 살기 불편한 도시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용한 미국 생활을 원하면서 필요할 때 한인 생활권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꽤 괜찮은 위치예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필라델피아가 가깝다는 겁니다. 교통 상황에 따라 차로 40분 안팎이면 필라델피아권에 갈 수 있고 윌밍턴은 훨씬 가깝습니다.

한국 음식이 먹고 싶거나 한인마트에 갈 일이 생기면 필라델피아권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H Mart도 있고 한국 식당과 한인 업소, 한국어가 가능한 전문직을 찾을 수 있는 선택지도 뉴어크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까 평소에는 뉴어크에서 조용히 살다가 한 달에 몇 번 필요한 것을 사러 나가는 생활이 가능한 거예요.

저는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코리아타운 한복판에 살면 편하기야 하지만 미국까지 와서 맨날 한국 사람만 만나고 살 필요는 없잖아요. 평소에는 미국 생활하고 김치 떨어지면 한인마트 가는 정도가 오히려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의료 환경입니다. 가까이에 대형 의료기관인 Christiana Hospital이 있다는 게 든든해요. 아이들에게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윌밍턴의 Nemours Children's Hospital, Delaware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병원 가까운 게 무슨 장점인가 싶지만 40대, 50대 넘어가고 아이까지 있으면 생각이 달라져요. 밤에 갑자기 아이가 아프거나 가족에게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큰 병원이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생활의 안정감입니다.

세 번째는 델라웨어 하면 빠질 수 없는 No Sales Tax입니다. 쇼핑할 때 주 판매세가 없어요. 20달러짜리 티셔츠 하나 살 때야 별 차이 없지만 냉장고 사고 TV 사고 노트북까지 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몇천 달러짜리 물건을 살 때는 판매세가 없는 게 제법 크게 느껴져요.

주택을 가진 사람에게는 재산세도 중요한데 델라웨어는 뉴저지 같은 주변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편입니다. 물론 재산세가 없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집을 살 때는 지역별 세금과 보험료를 반드시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뉴어크에서 의외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델라웨어 대학교(University of Delaware)예요.

대학 하나 있다고 나하고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대학도시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학생과 교수, 연구원들이 계속 들어오고 여러 나라 사람들이 섞여 삽니다. 공연이나 스포츠, 강연 같은 대학 관련 행사도 있고 식당과 카페도 학생 수요 덕분에 유지됩니다.

특히 아이 키우는 집이라면 이런 환경을 좋아할 수도 있어요. 한인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동양인이 유난히 튀는 작은 시골 마을 분위기도 아닙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대학을 중심으로 모여 있으니까요.

결국 뉴어크는 한인타운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도시는 아닙니다.

하지만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싶고, 큰 병원 가까이 있고, 필라델피아 생활권도 이용하면서 판매세 없는 델라웨어의 장점까지 누리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국 음식이 그리우면 차 몰고 나가면 되고, 평소에는 조용히 내 생활하면 됩니다.

한인은 많지 않아도 살다 보면 "어머, 여기 은근히 괜찮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동네가 뉴어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