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사야 할까 렌트해야 할까 - San Diego - 1

지난달 샌디에고에 사는 한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렌트를 200달러 넘게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계약 갱신 시점마다 벌어지는 일이지만, 막상 겪으면 당혹스럽다. 그런데 같은 시기 이 동네 집값은 오히려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렌트는 오르는데 집값은 왜 그대로일까. 이 질문에서 오늘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질로우 자료를 보면 샌디에고 평균 주택가치는 100만 7800달러 수준이다. 1년 전보다 2.3퍼센트 낮아진 숫자다. 반면 레드핀이 집계한 샌디에고 카운티 중위 매매가는 최근 3개월 기준 95만 2000달러로, 1년 전보다 3.9퍼센트 올랐다. 두 회사의 집계 방식이 달라 숫자가 엇갈리지만, 공통적으로 읽히는 흐름은 매매시장이 예전만큼 가파르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렌트 쪽은 다르다. 줌퍼 집계 기준 샌디에고 평균 렌트는 월 2768달러다. 1베드룸만 놓고 보면 2195달러 선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퍼센트 낮아졌으니 렌트도 급등세는 아니다. 다만 세입자 개별 계약에서는 집주인 판단에 따라 갱신 시점에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평균 통계와 실제로 받는 갱신 통보서는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이럴 때 참고할 수 있는 개념이 price-to-rent ratio, 매매가 대비 렌트비 비율이다. 집값을 연간 렌트비로 나눈 값인데, 계산법은 간단하다. 1년치 렌트비 총액으로 지금 집값을 몇 년 만에 회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매매가, 높을수록 렌트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계산해 보면, 평균 주택가치 100만 7800달러를 연간 렌트비 총액 3만 3216달러로 나누면 30.3이 나온다. 통상 15 이하면 매매가, 20을 넘으면 렌트가 더 유리하다고 보는 기준을 적용하면 샌디에고는 렌트 쪽에 무게가 실리는 지역으로 읽힌다. 다만 이 기준은 하나의 참고선일 뿐, 개인의 상황에 따라 계산이 달라진다는 점은 짚어두고 싶다.

매달 나가는 렌트비와 모기지 페이먼트를 단순 비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금 금리 수준에서 30년 고정 모기지를 받으면, 원리금에 재산세와 보험료까지 더한 총 페이먼트가 렌트비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20퍼센트 다운페이먼트를 기준으로 잡으면 20만 달러 안팎의 목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20퍼센트를 채우지 못하면 모기지 보험료가 추가로 붙는다는 점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거주 기간이 짧거나 향후 이사 가능성이 있다면 매매보다 렌트가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대로 5년, 10년 이상 한 동네에 머물 계획이고 다운페이먼트도 준비돼 있다면, 지금 매매가가 다소 부담스러워도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내 집 마련 쪽이 유리해지는 시점이 온다. 특히 렌트는 매년 갱신 때마다 오를 수 있지만 30년 고정 모기지는 원리금이 고정된다는 점도 장기 거주자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학군이 좋다고 알려진 동네를 알아보는 가정이라면 배정 학교가 자주 바뀔 수 있으니 구매 전 해당 주소의 배정 학교를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재산세와 보험료는 카운티마다 다르므로 매물을 좁혀갈 때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다.

캘리포니아는 재산세가 매입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지고, 이후 연간 상승폭은 법으로 제한돼 있다. 매매를 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렌트로 살 때보다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최근 산불 위험이 커지면서 주택보험료가 오르는 지역도 있으니, 매물을 좁힐 때 보험료 견적도 함께 받아보는 편이 좋다.

결국 렌트냐 매매냐는 숫자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이 글의 수치는 질로우, 레드핀, 줌퍼가 각각 다른 시점에 집계한 자료를 기준 삼은 것이며, 실제 협상 가능한 렌트비나 매물 가격은 동네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을 앞두고는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