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루클린에 살다 보면 가끔 "저 집은 얼마일까?" 생각을 합니다.
처음 뉴욕에 왔을 때는 칙칙한 벽돌 건물이 수백만 달러짜리 자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브루클린에서 몇 년만 살아보면 비싸다는 사실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그 가격에도 누군가 바로 사간다는 사실에 더 놀라게 됩니다.
현재 브루클린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비싼 시장 중 하나로 꼽힙니다.
최근 기준으로 브루클린 전체 주택 중간 가격은 약 85만 달러에서 95만 달러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미국 전체 평균 주택 가격이 40만 달러 안팎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물론 맨해튼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전국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엄청난 가격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브루클린이라는 하나의 이름 안에 사실상 여러 개의 다른 부동산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관광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동네와 현지 주민들이 사는 동네는 분위기도 다르고 가격도 완전히 다릅니다.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Park Slope를 보면 그 차이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아름다운 브라운스톤 건물과 나무가 늘어선 거리, 그리고 거대한 Prospect Park 인근이라는 입지 덕분에 뉴욕에서도 손꼽히는 주거지로 평가받습니다. 이 지역에서 상태 좋은 브라운스톤 한 채를 사려면 20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 정도는 기본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리노베이션이 잘 되어 있거나 위치가 좋은 경우에는 500만 달러를 넘는 매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옆의 Brooklyn Heights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오히려 맨해튼 접근성이 뛰어나고 이스트강 건너 스카이라인 전망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강변 근처 고급 콘도는 웬만한 미국 도시의 대저택 가격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동네는 DUMBO입니다. 예전 산업지대였던 창고 건물들이 고급 주거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브루클린의 상징 같은 지역이 됐습니다. 오래된 벽돌 건물과 현대식 유리 콘도가 공존하는 풍경은 정말 독특합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반하게 되는 동네입니다. 다만 가격을 보면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넓은 로프트 스타일 콘도는 300만 달러를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고 펜트하우스는 그보다 훨씬 비쌉니다.
반면 브루클린 남동부 지역으로 가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Canarsie나 Flatlands, East Flatbush 같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물론 "낮다"는 것도 뉴욕 기준 이야기입니다. 미국 다른 도시에서는 고급 주택 가격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브루클린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단독주택을 50만 달러에서 70만 달러 선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지역은 그보다 낮은 매물도 존재합니다.
브루클린 부동산 이야기를 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특히 Bedford–Stuyvesant, Crown Heights, Bushwick은 지난 15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지금은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선 인기 지역이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던 곳들입니다. 당시 50만 달러도 안 하던 브라운스톤들이 지금은 10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 이상에 거래되는 모습을 보면 뉴욕 부동산의 위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금리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브루클린 핵심 지역의 가격은 생각보다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주택 시장이 식어야 하는데, 브루클린은 공급 부족이 워낙 심각해서 가격 하락 폭이 제한적입니다. 좋은 위치의 매물은 지금도 시장에 나오자마자 계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금 구매자도 적지 않고, 뉴욕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브루클린 거리를 걸으며 오래된 브라운스톤을 바라보면 묘한 감정이 듭니다. 분명 집인데 동시에 하나의 역사적 건축물 같고, 또 한편으로는 엄청난 투자 자산처럼 보입니다. 사진으로 담아보면 그저 아름다운 벽돌 건물일 뿐인데, 그 안에는 수백만 달러의 가치와 수십 년의 뉴욕 역사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브루클린 부동산은 단순히 집값 이야기가 아닙니다. 뉴욕이라는 도시의 변화와 사람들의 욕망, 그리고 돈의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는 거대한 무대에 가깝습니다. 숫자만 보면 부담스럽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걷다 보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브루클린의 집을 꿈꾸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됩니다. 오래된 갈색 벽돌과 철제 계단, 가로수 아래 늘어선 브라운스톤들은 지금도 뉴욕이라는 도시가 가진 특별한 매력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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