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처방약, 제네릭으로 바꾸면 진짜 얼마나 싸질까 - Lynnwood - 1

며칠 전에 병원 다녀와서 처방전 들고 약국에 갔다가 결제 금액 보고 잠깐 멈칫한 적이 있다.

별거 아닌 약 같았는데 카드 단말기에 찍힌 숫자가 생각보다 커서 다시 한번 확인했을 정도다.

그때 약사님이 "제네릭으로 바꿔드릴까요?" 하고 먼저 물어보셨다.

그러라고 했더니 금액이 순식간에 확 줄어들어서, 이게 정말 같은 약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날 이후로 궁금해졌다, 제네릭으로 바꾸면 대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건지. 매번 처방받을 때마다 그냥 나오는 대로 받아왔는데, 이걸 왜 진작 안 물어봤나 싶은 마음도 살짝 들었다.

제네릭은 쉽게 말해 특허가 끝난 성분을 그대로 써서 만든 약이다.

이름만 다르지 몸속에서 하는 일은 브랜드 약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FDA에서도 제네릭이 시장에 나오려면 브랜드 약과 흡수 속도나 효과가 동등하다는 걸 증명해야 승인해준다.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예 시판 자체가 안 되니, 일단 나와 있는 제네릭이라면 효과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된다는 뜻이다.

성분과 효과가 같은데 가격만 다르다면, 그 차이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답은 간단한데, 브랜드 회사는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광고에 들어간 비용을 약값에 그대로 얹는다.

반면 제네릭 회사는 이미 검증된 성분을 만들기만 하면 되니 그만큼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실제로 FDA 자료를 보면 제네릭 약은 브랜드 약보다 평균 80에서 85퍼센트 정도 저렴하다고 나와 있다.

숫자로만 보면 감이 잘 안 와서 구체적인 사례를 좀 더 찾아봤다.

콜레스테롤 약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 약 리피토는 30정 기준 소매가가 450달러에서 530달러 선이다.

같은 성분의 제네릭인 아토르바스타틴은 월마트 기준 한 달 치가 4달러 정도밖에 안 하고, 코스트코에서도 8달러면 구할 수 있다.

두 가격을 나란히 놓고 보니 백 배 넘게 차이가 나는 셈이라 솔직히 좀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할인 카드까지 적용하면 평소 소매가 대비 90퍼센트 가까이 깎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같은 성분에 이 정도 가격 차이가 붙는다는 게 여전히 잘 이해가 안 됐다.

이게 특정 약 하나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미국에서 조제되는 처방약의 90퍼센트가 제네릭인데, 이 제네릭이 차지하는 전체 약값 지출은 12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

반대로 처방의 10퍼센트에 불과한 브랜드 약이 전체 지출의 88퍼센트를 가져간다는 뜻이다.

나라 전체로 범위를 넓혀 봐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2024년 한 해에만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덕분에 미국에서 4670억 달러가 절약됐다는 자료가 있고, 그중에서도 메디케어에서만 1420억 달러, 메디케이드에서 621억 달러가 절감됐다. 2023년에 새로 승인된 제네릭들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승인 이후 1년 동안 186억 달러의 순절감 효과를 냈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 정도 규모를 보고 나니 내가 아끼는 몇 만 원이 절대 작은 금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실제로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지가 중요한데, 생각보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병원에서 처방받을 때 의사에게 "이 약, 제네릭 버전도 있나요?"라고 짧게 물어보면 된다.

의사가 처방전에 대체 가능하다고 표시만 해주면 약국에서 알아서 저렴한 쪽으로 바꿔준다.

반대로 처방전에 브랜드 약만 써야 한다고 못 박혀 있으면 약사도 마음대로 바꿔줄 수 없으니 이 부분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보험사에 따라서는 아예 제네릭을 먼저 써 보고 안 맞을 때만 브랜드 약을 승인해 주는 곳도 있어서, 보험 약관을 한 번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처방전을 받아온 상태라도 늦지 않았다, 약국에서 "제네릭 있으면 그걸로 주세요,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나요?"라고 한마디만 물어보면 된다.

실제로 이렇게 바꾼 사람들 얘기를 보면 약 종류에 따라 한 달에 5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매달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이라면, 이 차이가 일 년만 쌓여도 꽤 큰 금액이 된다. 같은 제네릭이라도 약국마다 가격이 다르게 매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할인 카드나 앱으로 한 번 더 비교해 보면 추가로 아낄 수 있다.

다만 모든 약에 제네릭이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처방약뿐 아니라 마트 진열대에 있는 감기약이나 두통약도 브랜드와 성분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비슷한 차이를 발견할 때가 많다.

최근 나온 신약이나 생물학적 제제는 아직 특허가 남아 있어서 제네릭이 없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땐 같은 계열의 더 저렴한 다른 약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번에 찾아보면서 제일 놀라웠던 건 가격 차이의 폭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고, 이렇게 간단한 질문 한 번으로 아낄 수 있는 돈이라면 앞으로는 처방받을 때마다 꼭 물어보고 넘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