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한 사람들이 가장 신기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주소 체계입니다.
미국 다른 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메인 스트리트 123번지" 같은 주소 대신 "1300 South 145 East" 같은 형태를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 보면 주소인지 좌표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실제로 저도 처음에는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익숙해지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도시 전체가 정교한 그리드(Grid)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있어 주소 자체가 지도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주소만 보고도 대략 어느 위치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독특한 구조는 솔트레이크시티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도시 설계 당시 몰몬 개척자들은 중심부인 Temple Square 를 기준점으로 도시를 체계적으로 설계했습니다.
현재도 대부분의 주소는 템플 스퀘어를 원점으로 동서남북 방향과 거리를 표시합니다.
그래서 주소에 East, West, North, South가 자연스럽게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1300 South는 원점에서 남쪽으로 13블록 정도 떨어진 지역이라는 의미이고, 500 East는 동쪽으로 5블록 정도 떨어진 위치를 의미합니다.
현지인들은 이 숫자만 들어도 대략적인 위치를 바로 떠올립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오히려 매우 효율적인 방식입니다.
행정 구조 역시 흥미롭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7개의 시의회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구역마다 시의원이 선출됩니다.
또한 여러 지역별 커뮤니티 카운슬이 운영되고 있어 주민들이 직접 지역 현안에 참여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교통 문제나 공원 개발, 주택 정책 같은 사안도 주민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편입니다.

동네마다 분위기도 상당히 다릅니다. 가장 유명한 고급 주거지 가운데 하나는 The Avenues 입니다.
다운타운 북동쪽 언덕 지역에 위치하며 아름다운 역사 주택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에 건축된 주택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솔트레이크시티에서도 집값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전망도 훌륭합니다.
젊은 층과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은 Sugar House 입니다. 커피숍, 브런치 식당, 독립 서점, 로컬 상점들이 모여 있어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가장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동네 중 하나입니다. 비교적 진보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Capitol Hill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지역에는 Utah State Capitol 이 자리하고 있으며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도시 풍경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그레이트 솔트레이크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동쪽 지역으로 이동하면 와사치 산맥 기슭을 따라 형성된 East Bench 지역이 나옵니다.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가족 단위 거주자가 많습니다. 이곳에는 Hogle Zoo 와 Red Butte Garden 같은 인기 명소도 위치해 있습니다. 하이킹과 자전거를 즐기는 주민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지역입니다.
반면 서쪽 지역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Rose Park, Glendale, Fairpark, Poplar Grove, Westpointe 등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저렴하며 최근에는 재개발과 신규 주택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Avenues와 East Bench의 단독주택은 80만~150만 달러 이상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고, Sugar House 역시 평균 주택 가격이 60만~90만 달러 수준입니다. 반면 서부 지역 일부는 40만~60만 달러대에서도 주택을 찾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도시 계획 측면에서도 솔트레이크시티는 독특합니다. 조닝은 농업지구, 주거지구, 상업지구, 산업지구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대지 최소 면적 기준도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이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장기적인 도시 성장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결국 솔트레이크시티는 처음에는 낯설지만 살수록 체계적인 도시라는 인상을 주는 곳입니다.
주소 체계부터 도시 구조, 주거지역 배치까지 상당히 계획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길을 잃더라도 주소 숫자만 이해하면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솔트레이크시티만의 독특한 매력이자, 현지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도시 설계 방식입니다.


dreamer1981
에릭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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