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날씨 얘기를 하면 늘 나오는 말 - Boston - 1

보스턴 날씨 얘기를 하면 늘 나오는 말이 있어요. '보스턴은 날씨가 싫으면 1분만 기다려라, 바뀐다.'

그만큼 날씨 변화가 잦고 예측하기 어려운 게 이 도시의 특징이에요.

보스턴은 사계절이 매우 뚜렷한 도시입니다. 같은 미국이라도 캘리포니아나 텍사스처럼 연중 비슷한 날씨를 기대하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습한 더위가 찾아오며, 가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단풍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뉴잉글랜드 특유의 눈과 강추위가 이어집니다. 그래서 보스턴에서는 계절에 맞는 생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봄은 3월부터 시작되지만, 한국에서 생각하는 봄과는 조금 다릅니다. 달력은 봄인데 체감은 아직 겨울인 날이 많습니다. 3월에도 눈이 내리는 일이 드물지 않고, 아침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다가 오후에는 15℃ 안팎까지 오르는 등 하루 기온 차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두꺼운 겨울 코트와 가벼운 재킷을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월이 되면 비로소 보스턴다운 봄 풍경이 시작됩니다. Boston Public Garden에는 튤립과 벚꽃이 피어나고, 찰스강 주변에도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납니다. 특히 4월 셋째 주 월요일인 Patriots' Day에는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인 Boston Marathon이 열립니다. 이 시기는 보스턴을 대표하는 봄 풍경으로 꼽히며,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바뀝니다.

여름은 생각보다 덥고 습합니다. 평균 최고기온은 27~32℃ 정도지만, 폭염이 찾아오면 35℃를 넘는 날도 있습니다. 특히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훨씬 높게 느껴집니다. 7월과 8월에는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냉방이 잘 되는 주택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름에는 오후에 갑작스러운 소나기나 천둥번개가 지나가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다행히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 편이지만, 우산 하나쯤은 항상 챙겨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말이면 찰스강에서 카약과 패들보드를 즐기거나, 보스턴 하버와 인근 해변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서양 연안 도시인 만큼 허리케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남부에서 올라오는 허리케인의 간접 영향으로 많은 비와 강풍이 발생하는 해도 있습니다.

보스턴 날씨 얘기를 하면 늘 나오는 말 - Boston - 2

가을은 대부분의 보스턴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입니다. 9월이 되면 습도가 크게 낮아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낮에는 20℃ 안팎의 쾌적한 날씨가 이어져 산책이나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무엇보다 뉴잉글랜드의 단풍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9월 말부터 나뭇잎 색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해 10월 중순 전후 절정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스턴에서 차로 1~2시간 정도 이동하면 울긋불긋 물든 숲과 호수를 쉽게 만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단풍 드라이브를 떠납니다. 뉴햄프셔, 버몬트, 서부 매사추세츠까지 이어지는 단풍 코스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가을 여행지입니다.

겨울은 보스턴 생활에서 가장 적응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12월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고, 1월과 2월은 가장 춥습니다. 평균기온은 영하권까지 내려가는 날이 많고, 체감온도는 강한 바람 때문에 훨씬 낮게 느껴집니다.

보스턴 겨울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노이스터(Nor'easter)입니다.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저기압성 폭풍으로, 하루 만에 수십 센티미터의 눈이 내리기도 합니다. 매사추세츠 동부 지역은 연평균 약 120~140cm 정도의 강설량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눈이 많이 오는 도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행히 제설 시스템은 매우 잘 갖춰져 있습니다. 주요 도로는 비교적 빠르게 눈이 치워지지만, 폭설이 내리는 날에는 학교가 휴교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도 적지 않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겨울용 타이어와 성에 제거 장비, 제설 삽, 담요, 손전등 등을 차량에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난방비 부담도 상당합니다. 오래된 건물이 많은 보스턴에서는 단열 상태에 따라 난방비 차이가 크게 발생하며, 집을 계약할 때 난방비 포함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추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눈이 내린 뒤 붉은 벽돌 건물과 하얀 눈이 어우러진 보스턴 도심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보여줍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조명과 겨울 축제까지 더해지면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뉴잉글랜드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보스턴의 사계절은 분명 변화가 크고 적응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과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바로 많은 사람들이 보스턴을 특별한 도시로 기억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