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페르난도 렌트냐 매매냐 - San Fernando - 1

산 페르난도에 매물 하나를 놓고 살까 말까 고민하던 투자자가 있었다. 직접 들어가 살 것도 아니고, 세를 놓아 수익을 볼 목적이었다. 이런 경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숫자가 있다. 지금 집값에 얼마짜리 렌트를 받을 수 있는지, 그 렌트로 모기지와 각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다.

질로우 자료 기준 산 페르난도 평균 주택가치는 67만 6787달러다. 1년 전보다 0.8퍼센트 낮아졌다. 레드핀이 집계한 중위 매매가는 72만 8000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0.33퍼센트 소폭 하락했다. 최근 시장을 보면 매매가가 뚜렷한 방향 없이 옆으로 눕는 흐름이 나타난다.

렌트 쪽 흐름은 조금 다르다. 줌퍼 기준 산 페르난도 전체 렌트 중위값은 월 2450달러였는데, 8월 기준으로는 1년 전보다 6.07퍼센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매매가와 렌트비가 동시에 진정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투자용으로 접근하는 입장에서는 렌트 수익이 예전만큼 빠르게 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서 price-to-rent ratio, 매매가 대비 렌트비 비율을 계산해 보면 도움이 된다. 집값을 1년치 렌트비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지금 가격에 집을 사서 렌트로만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가늠하는 숫자다. 산 페르난도는 이 값이 23 안팎으로 나온다. 15 이하면 매매가 유리하고 20을 넘으면 렌트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보는 통상 기준에서, 이 지역은 렌트 쪽에 조금 더 가깝게 위치한다.

투자 목적이라면 이 숫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받을 수 있는 렌트비에서 모기지 원리금, 재산세, 보험료, 관리 비용을 뺀 순현금흐름을 따져야 한다. 지금 금리 수준에서는 렌트 수입이 모기지 페이먼트를 넉넉히 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매달 추가로 돈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시세 차익을 기대하고 버티는 전략이라면 그만큼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20퍼센트 다운페이먼트를 기준으로 잡으면 13만 5000달러 안팎이 필요한 수준이다. 여기에 클로징 비용, 매물 수리비까지 더하면 초기 자금 부담은 더 커진다. 대출 비중을 낮게 가져갈수록 매달 순현금흐름은 개선되지만, 그만큼 초기 목돈이 더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계산이 달라진다. 다운페이먼트를 충분히 마련했고, 이 동네에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지금 렌트비 대신 원리금을 갚아 나가는 쪽이 장기적으로 자산을 쌓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거주 기간이 짧거나 향후 이사 가능성이 있다면 렌트를 유지하며 시장을 좀 더 지켜보는 쪽이 안전한 선택으로 보인다. 투자와 실거주, 두 목적을 같이 두고 저울질하는 경우라면 우선순위부터 정해두는 편이 판단을 훨씬 수월하게 해준다.

타주에서 이 지역으로 옮겨오는 경우라면 캘리포니아 특유의 재산세, 보험료 구조가 이전 살던 곳과 다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학군을 우선순위에 둔 가정이라면 배정 학교는 주소 단위로 자주 바뀌므로 구매 전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안에서도 산 페르난도는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동네로 꼽힌다. 다만 오래된 주택이 많은 만큼 배관이나 지붕 같은 수리 이력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투자용이라면 수리비까지 감안한 순현금흐름 계산이 특히 중요하다. 캘리포니아는 재산세가 매입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지고 연간 상승폭이 법으로 제한돼 있어, 오래 보유할수록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해진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이 글에 쓰인 수치는 질로우, 레드핀, 줌퍼가 각각 다른 시점에 집계한 자료를 기준으로 했으며, 실제 매물 가격과 렌트비는 동네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에는 부동산·회계 전문가와 상담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