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노, 달라스 옆에 이런 도시가 숨어 있었다고? - Plano - 1

텍사스 하면 달라스, 오스틴, 휴스턴이 먼저 떠오르지만 달라스 바로 북쪽에 플레이노(Plano)라는 도시가 있다.

인구 29만 명이 넘고, 전국 기업 헤드쿼터가 즐비하고, 아시아계 주민 비율이 22.3%에 달하는 도시 치고는 의외로 덜 알려져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왜 아무도 플레이노 얘기를 안 해줬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솔직한 감상이다.

플레이노의 역사는 1873년 정식 도시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어로 '평평한 땅'을 뜻하는 플라노(llano)에서 따온 이름처럼, 이 지역은 블랙랜드 프레리(Blackland Prairie)의 넓고 평탄한 평원 위에 자리잡고 있다. 1872년 휴스턴-텍사스 중앙 철도가 개통되면서 본격적인 성장 기반이 마련됐고,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가 3,695명에 불과한 소도시였다. 그런데 1980년대에 JC Penney, Frito-Lay 같은 대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도시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1980년에 이미 인구 72,000명을 돌파했다. 1994년에는 미국 '올-아메리카 시티(All-America City)' 수상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도시 면적은 71.6 평방마일(약 185km²)이고 2024년 기준 인구는 293,286명이다. 달라스-포트워스 메트로폴리탄 광역권 안에서도 콜린 카운티(Collin County)에 속하는 도시로, 텍사스 전체에서 9번째로 큰 도시다. 그냥 "달라스 근교 도시" 정도로 여기기엔 규모가 상당하다.

관광 포인트를 꼽자면 우선 레거시 웨스트(Legacy West)를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6월에 오픈한 이 복합 개발 단지는 노스 텍사스 최대 규모의 mixed-use 목적지로 불리며, 쇼핑·다이닝·오피스가 한 공간에 압축돼 있다. 주변에는 도요타 북미 본부, 리베이트(Liberty Mutual), JP모건 체이스 캠퍼스가 들어서 있어서 평일 낮에도 활기가 넘친다. 자연을 좋아한다면 800에이커 규모의 오크포인트 파크(Oak Point Park)도 강력 추천이다. 1,500석 규모의 야외 원형극장과 5마일 구간의 자연 트레일, 3.5마일의 콘크리트 산책로가 있어서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도, 혼자 걷고 싶은 날에도 제격이다. 서쪽 경계에는 200에이커 규모의 아버 힐스 자연 보호구역(Arbor Hills Nature Preserve)도 있다.

역사에 관심 있다면 헤리티지 팜스테드 뮤지엄(Heritage Farmstead Museum)이 흥미롭다. 1892년에 지어진 패럴-윌슨 하우스(Farrell-Wilson House)를 중심으로 19세기 후반 프레리 개척 생활을 재현하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이다. 코스튬을 입은 도슨트들이 빅토리아 시대 생활 도구들을 직접 설명해줘서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다운타운 플레이노(Downtown Plano)는 벽돌 건물이 줄지어 선 올드 타운 분위기로, 갤러리, 바, 독립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는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와 연결된다. 매년 열리는 플레이노 벌룬 페스티벌(Plano Balloon Festival)도 이 도시의 대표 연례 행사 중 하나다.

플레이노를 단순한 '기업 도시'나 '교외 주거지'로만 보면 정말 많은 걸 놓치게 된다. 탄탄한 학군, 다양한 아시아 식료품점과 레스토랑, 잘 정비된 공원 인프라, 그리고 비교적 안전한 생활 환경까지 — 이민자들이 정착지로 선택하는 이유가 확실히 있다. DFW 공항에서 차로 30분 안팎, 달라스 도심까지도 30분이면 닿는 접근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번쯤 와봐야 할 도시라는 말, 과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