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산 날씨 얘기를 하면 사람들 반응이 둘로 갈린다.
더운 거 좋아하는 사람은 천국이라 하고, 더위 못 참는 사람은 지옥이라 한다.
근데 실제로 살아보면 그 두 평가 다 맞다. 계절마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도시가 투산이다.
기본 기후부터 짚고 가자. 투산은 세미 아리드(반건조) 기후로, 연평균 강수량이 12인치(약 305mm) 수준이다. 한국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이 1,400mm 가까이 되니까, 투산이 얼마나 건조한지 감이 올 거다. 여름은 길고 뜨겁다.
6월은 특히 건기의 절정으로, 낮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38도)를 넘는 날이 허다하다. 그늘 속 그늘, 에어컨이 생명이다. 겨울은 온화하다. 낮에는 60~70도(화씨)를 유지하고 밤엔 쌀쌀하지만, 눈이 내리는 날은 거의 없다.
투산 날씨의 최대 특징은 몬순(Monsoon)이다. 보통 6월 말에서 9월 사이, 남쪽 멕시코 만에서 습한 공기가 올라와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진다. 맑던 하늘이 30분 만에 검게 변하고, 번개와 함께 폭우가 내리다가 또 1~2시간 안에 개어버린다.
연간 강수량의 절반 가까이가 이 몬순 시즌에 집중된다. 이때 낮아진 기온과 습기가 뒤섞이면서 체감이 꽤 불쾌해진다. 플래시 플러드 위험도 있으니 비 올 때 와시(wash, 건천)에는 절대 접근하면 안 된다. 또 하나 주의할 건 하부브(Haboob). 모래폭풍인데, 몬순 직전 대형 먼지 벽이 도시를 덮치는 장관이 연출된다. 운전 중이면 즉시 갓길에 세우고 엔진을 꺼야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모르는 투산의 비밀 하나. 도심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거리의 마운트 레몬(Mount Lemmon, 해발 2,792m)에 올라가면 겨울에 눈이 쌓인다. 에어컨 켜놓고 사막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1~2시간 만에 눈밭에서 썰매 타는 경험이 가능한 도시가 투산이다.
서밋 스키 에어리어(Ski Valley)라는 소규모 스키장도 있어서, 눈이 충분히 쌓이는 계절엔 스키도 즐길 수 있다. 사막 도시에서 스키를 탄다는 게 신기하지만, 그게 투산이다.
날씨 때문에 투산 이사를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여름 폭염은 맞지만 그 외 계절과 마운트 레몬의 여유를 함께 고려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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