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명문교 학비와 주변 시세 - New York - 1

얼마 전 상담을 청한 한 가정은 질문이 조금 특이했다. 학교가 좋으면 집값도 따라 오르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맨해튼에서는 그 둘이 거의 한 몸처럼 붙어 다닌다고 답했다.

사립학교 쪽에서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은 트리니티 스쿨이다.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있고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1001명이 다닌다. 교사 한 명이 학생 6명을 맡을 정도로 수업 밀도가 높다. 학비는 학년에 따라 연 5만8495달러에서 6만9000달러 사이다. 아이비플러스 대학 진학률이 약 40퍼센트로, 뉴욕시 사립학교 가운데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킨더가튼과 9학년 입학 기준 합격률은 12에서 15퍼센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니치와 프라이빗스쿨리뷰 자료다.

맨해튼 사립학교 전체를 놓고 보면 트리니티가 유독 비싼 것도 아니다. 최근 뉴욕시에서는 학비가 연 7만달러를 넘는 사립학교가 최소 여덟 곳으로 늘었다. 예를 들어 애비뉴스 더 월드 스쿨은 연 7만5300달러, 레만 맨해튼 프렙 스쿨은 연 6만7300달러 수준이다. 브라이트키즈 자료 기준이다. 학비 인상 폭이 워낙 커지다 보니 일부 명문 사립학교는 가구 연소득이 80만달러에 이르는 가정에도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폭스뉴스 보도 기준이며, 지원 대상과 규모는 학교마다 다르니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학비가 부담스러운 가정은 공립 특수목적고등학교 쪽을 함께 살핀다. 스타이베선트 고등학교가 대표적이다. 뉴욕주 전체 시험 성적 기준으로 수학과 읽기 모두 학생 100퍼센트가 기준 이상을 받았다. 니치에서 뉴욕주 공립고등학교 1위로 평가된다. 입학은 전형료 없는 별도 입학시험 성적으로만 결정되는 구조라 학비 부담 자체가 없다. 두 선택지를 나란히 놓으면, 트리니티는 학비를 내고 작은 학급과 폭넓은 지원을 받는 쪽이고 스타이베선트는 시험을 통과하면 학비 없이 다니는 쪽이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아이의 성향과 가정의 예산에 따라 갈린다.

타주나 한국에서 막 이주하는 가정이라면 학사일정도 함께 챙겨야 한다. 미국 사립학교 입학 절차는 대개 전년도 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1월에서 2월 사이 원서 마감이 몰려 있다. 새 학년은 보통 8월 말이나 9월 초에 시작된다. 이걸 쉽게 말하면, 가을 학기에 맞춰 입학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집값 얘기다. 트리니티가 있는 어퍼웨스트사이드는 질로우 기준 올해 6월 평균 주택가치가 135만5297달러였다. 1년 전보다 1.7퍼센트 올랐다. 레드핀 기준으로는 최근 3개월 중위 매매가가 160만달러였다. 출처마다 계산 방식이 달라 숫자가 조금씩 다르지만, 어느 쪽으로 봐도 100만달러 중반대라는 큰 그림은 같다.

타주에서 이주하는 가정이라면 여기서 렌트도 함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맨해튼은 매매가 대비 렌트 비율이 미국 평균보다 낮은 편이라, 자녀 교육 기간만 놓고 보면 매매보다 렌트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개인 자산 상황과 거주 계획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다. 렌트 시장을 보는 투자자라면 어퍼웨스트사이드처럼 학군이 뚜렷한 지역은 공실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그만큼 매입가 자체가 높아 임대 수익률은 낮은 편에 속한다. 자녀 교육을 마칠 때까지 거주한 뒤 되파는 실거주형 접근을 택하는 가정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렌트로 거주하는 경우에도 뉴욕시 공립학교 배정은 주소 기준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니, 계약 전 해당 건물 주소의 배정 학교를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맨해튼에서 자녀 교육을 고려할 때는 사립과 공립 옵션을 함께 놓고 학비와 진학 실적을 비교해 보는 것이 순서다. 학군 경계와 특수목적고 입학 기준은 매년 바뀔 수 있으니 원서 접수 전 뉴욕시 교육청 자료로 다시 확인해 보기 바란다.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이나 지원 전에는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