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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 역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수영 영웅' 조오련입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따라붙는 수식어가 하나 있죠.
바로 '아시아의 물개', '대한해협을 헤엄쳐 건넌 남자'.
대한해협은 대한민국 부산과 일본 쓰시마(대마도) 사이의 바다입니다. 직선 거리로 약 49.5km.
하지만 실제 수영으로 건널 경우 조류, 파도, 물살 등을 감안하면 수영 거리만 80km 이상 되는 거리가 나오는 바다죠.
이곳은 물살이 빠르기로 악명 높고, 바닷물 온도는 낮으며, 선박 항로가 많아 위험도가 높은 곳입니다.
이런 곳을 맨몸으로, 그것도 1970년대에 건넜다는 것 자체가 믿기 힘든 업적이죠.
조오련은 한국인 최초로 대한해협을 단독 횡단한 인물입니다.단순한 체력뿐 아니라, 멘탈·집중력·의지의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한 결과였죠.
그는 이 도전을 위해 몇 달 전부터 부산 앞바다에서 매일 장거리 수영 훈련을 했고, 대마도 횡단을 목표로 조류 흐름, 물 온도, 풍향 등 모든 요소를 계산해가며 준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오련의 대한해협 횡단은 단순한 스포츠 기록이 아니라 민족적 자존감의 상징이었습니다.
당시는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도 더 민감하던 시기였고, 그는 "한국인의 투지와 근성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며 도전에 나섰죠.
그 이후 그는 1982년에도 다시 대한해협을 횡단하며, "조오련 = 대한해협"이라는 공식이 생겨났고, 한국 수영의 전설로 남았습니다.
조오련 이후로도 대한해협 횡단에 도전하는 수영인들이 있었지만, 그가 남긴 '최초'라는 타이틀, 그리고 상징성은 넘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2009년에는 한강 종주 수영에도 도전했고, 평생을 수영 보급과 국민 체력 향상에 헌신하다 2010년 8월, 심장마비로 향년 59세 나이에 별세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조오련은 바다를 건넌 게 아니라, 그 시대의 벽을 넘었다."
그의 대한해협 도전은 기록을 위한 도전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자존을 위한 승부였고, 그는 몸 하나로 그것을 해냈습니다.
오늘날, 수영이라는 스포츠가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게 된 데에는 그의 땀과 물살 속 투혼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