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변기 하나 바꾸면 수도요금 이만큼 줄어든다 - Minneapolis - 1

지난달 수도요금 고지서를 보다가 순간 눈을 의심했던 적이 있어요. 평소보다 훨씬 많이 나온 금액 때문에 뭘 잘못 썼나 한참을 들여다봤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범인은 화장실 변기였어요. 오래된 변기 하나가 매번 물을 생각보다 많이 흘려보내고 있었던 거죠.

미국 가정에서 물 쓰는 곳 중에 변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은근히 커요. 가정 실내 물 사용량의 약 30퍼센트를 변기 하나가 차지한다고 합니다.

샤워나 세탁기보다도 변기가 물을 더 많이 먹는다는 얘기죠. 그러니 변기 하나만 바꿔도 전체 물값에 영향이 꽤 크다는 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문제는 변기마다 물 쓰는 양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에요. 오래된 집일수록 이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납니다.

1980년대 이전에 설치된 변기는 한 번 내릴 때 최대 6갤런까지 쓰는 경우가 있었어요. 1990년대 초반까지 나온 모델도 3.5갤런짜리가 흔했고요.

일부 오래된 상업용 밸브식 변기는 한 번에 3에서 7갤런까지 썼다고 하니 지금 기준으로 보면 어마어마한 양이에요.

반면 요즘 나오는 워터센스 인증 변기는 한 번 내릴 때 1.28갤런 이하만 씁니다. 이건 현재 연방 기준인 1.6갤런보다도 20퍼센트나 적은 양이에요.

숫자로만 봐도 옛날 변기와 요즘 변기의 물 사용량 차이가 꽤 크다는 게 느껴지실 거예요. 한 번 내릴 때마다 최대 5갤런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실제로 돈으로는 얼마나 절약되는 걸까 궁금해지는데요. 미국 환경보호청 EPA 자료를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구체적인 숫자가 나와 있었어요.

오래된 비효율 변기를 워터센스 인증 변기로 바꾸면 가정에서 변기에 쓰는 물이 20에서 60퍼센트까지 줄어든다고 해요. 한 가구 기준으로 연간 약 1만3천 갤런을 아끼는 셈입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한 해에 170달러 넘게 절약된다고 EPA는 설명하고 있어요. 변기 수명 동안 누적하면 3400달러까지 차이가 난다고 하니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죠.

물론 이 숫자는 평균치라서 집집마다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가족 구성원 수나 변기 사용 빈도, 원래 쓰던 변기가 얼마나 오래됐는지에 따라 절약폭이 달라지거든요.

하루에 화장실을 몇 번 쓰느냐도 은근히 중요한 변수예요. 식구가 많은 집일수록 변기 교체 효과를 더 빨리 체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미국 전체 평균 수도요금도 같이 살펴봤는데요. 물값만 놓고 보면 한 달에 49달러 정도가 평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수도 요금까지 합친 전체 청구서를 보면 지역마다 차이가 꽤 커요. 2024년 기준으로 북동부 지역은 한 달 평균 141달러 53센트, 남부 지역은 118달러 21센트 정도였다고 하네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사는 지역에 따라 수도요금이 이렇게 차이 난다는 게 새삼 놀라웠어요. 물값이 비싼 동네일수록 변기 하나 바꾸는 효과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죠.

그럼 변기 교체 비용은 얼마나 들까 궁금해지실 텐데요. 워터센스 인증 변기 자체는 가격대가 워낙 다양해서 딱 얼마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대신 많은 지역 수도 공사에서 오래된 변기를 교체하면 리베이트를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찾아보니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더라고요.

포틀랜드는 변기 한 대당 70달러, 유타주는 최대 150달러까지 리베이트를 지급합니다. 탬파베이 지역은 1993년 이전에 만들어진 변기를 교체하면 최대 200달러까지 돌려준다고 해요.

지역마다 조건과 금액이 다르니 이사한 곳이 있다면 로컬 수도 공사 홈페이지를 한 번 검색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생각보다 쏠쏠한 지원금을 챙길 수도 있거든요.

다만 리베이트가 설치비까지 커버해 주는 경우는 많지 않았어요. 변기 본체 값은 지원받아도 설치는 따로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렌트로 사는 경우라면 변기 교체를 집주인에게 요청해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오래된 변기는 집주인 입장에서도 물값 부담을 줄여주는 셈이라 의외로 흔쾌히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요.

저라면 일단 우리 집 변기가 언제 설치된 건지부터 확인해 볼 것 같아요. 탱크 안쪽이나 변기 뒤쪽에 제조 연도가 찍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90년대 이전 모델이라면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만한 숫자들이었어요. 몇 년 안 가서 본전을 뽑고도 남을 것 같아요.

물론 변기 하나 바꾼다고 수도요금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드는 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몇 년을 두고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는 항목인 건 분명해요.

특히 오래된 집을 사거나 렌트로 들어갈 때는 변기 상태를 한 번쯤 눈여겨보시길 권해드려요. 작은 부분 같아도 매달 나가는 고정비에 은근히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니까요.

저는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집 안 곳곳의 오래된 설비들을 다시 보게 됐어요. 변기 하나로 시작된 관심이 수도꼭지랑 샤워헤드까지 넓어지더라고요.

당장 큰돈 들여 전체를 바꾸긴 어려워도, 가장 오래되고 물을 많이 먹는 것부터 하나씩 손보는 게 현실적인 순서인 것 같아요. 그 시작으로 변기만 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