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신장질환 항상 관리해야 하는 이유 - Montgomery - 1

미국에 살면서 사실 신장이라는 장기를 거의 의식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간이나 심장은 자주 이야기하지만 신장은 특별히 아프지 않으면 관심을 갖기 어려운 기관이니까요.

그런데 투석을 시작했다는 친척어르신, 당뇨 때문에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는 분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신장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신장은 우리 몸의 정수기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루 약 150리터 이상의 혈액을 걸러 노폐물을 배출하고,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며 혈압 조절과 적혈구 생성에도 관여합니다. 문제는 신장은 기능이 절반 가까이 떨어질 때까지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신장에 이상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입니다. 미국에서도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상당수가 이 두 질환 때문에 신장 기능을 잃습니다. 혈당이 오랫동안 높으면 신장의 작은 혈관이 손상되고, 고혈압은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줍니다. 여기에 비만과 흡연, 운동 부족이 더해지면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음식의 양과 나트륨 함량입니다.

햄버거 하나만 먹어도 빵, 패티, 치즈, 소스에 이미 상당한 양의 소금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곁들이면 한 끼 열량이 1,000kcal를 훌쩍 넘는 경우도 흔합니다. 냉동식품이나 통조림, 델리미트, 피자, 치킨 같은 가공식품은 나트륨이 매우 높아 장기간 자주 먹으면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설탕도 문제입니다. 미국에서는 리필되는 탄산음료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음료 하나에 각설탕 수십 개 분량의 당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도한 당 섭취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고, 결국 신장에도 부담을 주게 됩니다.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미국은 스테이크와 바비큐 문화가 발달해 한 끼에 큰 고기를 먹는 경우가 흔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적당한 단백질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미 신장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의외로 많이 사용하는 진통제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허리나 무릎이 아플 때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신장 혈류가 감소하면서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약을 처방전 없이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장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몸이 잘 붓거나,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기거나,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고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티닌과 eGFR을 확인하고, 소변검사로 단백뇨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갈증이 날 때만 물을 마셨는데, 요즘은 의식적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려고 노력합니다. 외식을 줄이고 채소를 늘리며 가공식품을 가능한 한 적게 먹으려고 합니다. 건강검진 결과가 정상이라고 방심하기보다는 지금부터 관리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장은 하루아침에 망가지지 않습니다.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수년, 수십 년 동안 조금씩 쌓여 기능이 떨어집니다. 특히 미국처럼 고열량, 고염분, 고당분 음식이 흔한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젊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30대부터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평생 신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