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패소 집값, 완만하게 오른 5년 - El Paso - 1

엘패소로 이주를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지금 집을 사도 되는 걸까, 조금 더 기다리는 게 나을까"이다. 다른 텍사스 대도시들의 집값이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용한 엘패소 시장이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2021년 초 엘패소의 중위 주택가격은 15만 5천 달러 안팎이었다. 현재는 19만 8천 달러 선까지 올라와 있어, 5년 누적으로는 대략 28% 상승한 셈이다. 절대적인 가격 자체는 여전히 미국 대도시 중 낮은 축에 속하지만, 상승률만 놓고 보면 결코 작은 폭은 아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다른 텍사스 대도시들처럼 극적이지는 않다. 2021~2022년 팬데믹 급등기에도 엘패소는 두 자릿수 초반대의 완만한 상승에 그쳤고, 2022~2023년 금리 인상기에도 급격한 조정 없이 보합에 가까운 흐름을 유지했다. 최근 1~2년은 소폭이지만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엘패소의 5년 상승률은 뚜렷하게 낮은 편이다. 전국 평균이 35~45%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엘패소는 그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이 점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변동성이 낮았다는 것은 그만큼 급락의 위험도 적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안정적인 흐름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엘패소는 군사 기지인 포트 블리스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고용 기반을 갖고 있고, 국경 지역 특성상 신규 주택 공급도 비교적 원활한 편이다. 인구 유입 속도가 오스틴이나 댈러스만큼 가파르지 않았던 점도 급등을 막은 요인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흐름을 궁금해하실 분들도 많을 것이다. 최근 시장을 보면 큰 폭의 상승도, 급격한 조정도 예상되는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안정적인 고용 기반이 유지되는 한 완만한 우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조심스러운 전망일 뿐이다.

한인 가구 입장에서 엘패소는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으로 볼 수 있다. 다른 대도시 대비 초기 자금 부담이 적고, 가격 변동성도 낮아 실거주 목적이라면 타이밍에 대한 걱정을 상대적으로 덜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목적이라면 상승 속도가 느린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아 보인다.

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엘패소 시장은 서두르지 않아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비교적 여유 있는 흐름을 보여온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