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는 언덕이 많은 도시답게 지형에 따라 시세 차이가 뚜렷하게 갈린다. 그중에서도 퍼시픽하이츠는 도시 전체를 통틀어 가장 상징적인 부촌으로 꼽힌다. 골든게이트교와 베이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언덕 위 저택가로, 빅토리안·에드워디안 양식의 대형 맨션이 줄지어 있으며 중위 주택가격은 4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씨클리프도 빼놓을 수 없다. 골든게이트 해협 바로 앞에 자리한 소규모 주거지로, 프라이빗 비치와 절벽 조망을 갖춘 저택들이 많아 중위가격이 5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경우도 흔하다. 실리콘밸리 창업가와 금융권 인사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프레지디오하이츠는 프레지디오 공원과 접해 있어 녹지가 풍부하고, 대사관저와 영사관 건물이 여럿 자리해 있을 만큼 격조 있는 분위기를 유지해온 곳이다. 중위가격은 400만 달러 안팎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 세 지역이 오랫동안 부촌 지위를 지켜온 배경에는 지형적 희소성이 크다. 샌프란시스코는 면적 자체가 좁고 신규 개발 여지가 거의 없어, 시 전체 중위가격이 130만 달러대인 것과 비교해도 세 배 가까운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19세기 골드러시 이후 형성된 유서 깊은 가문들이 퍼시픽하이츠에 자리잡은 이래, 20세기 들어서는 금융업, 최근에는 테크 업계 부가 더해지며 이 지역의 시세를 계속 밀어올려온 흐름도 함께 짚어볼 만하다.
한인 자산가 가구는 이들 지역보다는 세인트프랜시스우드나 다이아몬드하이츠처럼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언덕 지역, 혹은 베이 건너 페닌슐라 쪽을 실거주지로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투자 목적으로 퍼시픽하이츠 콘도를 눈여겨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 현장의 전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대표 부촌들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인 만큼, 실거주보다는 장기적 자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예산에 맞는 인접 지역까지 폭넓게 비교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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