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밤마다 스프레드시트를 켜놓고 같은 질문을 붙잡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오마하에서 괜찮게 살 수 있을까?"
집사람이랑 이 얘기만 몇 번을 했는지 몰라요. 오마하 하면 다들 워런 버핏부터 떠올리잖아요.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가 여기 있고, 유니온 퍼시픽 철도 본사에, 뮤추얼 오브 오마하, 키윗 같은 큰 회사들도 다 여기 뿌리를 내리고 있어요.
켈로그 공장이랑 메트라이프 오퍼레이션도 돌아가고요. 근데 파보니까 관점이 바뀌더라고요.
오마하 생활비 지수가 90 안팎이라 전국 평균보다 9% 정도 저렴한 수준이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서의 $72,000은 해안 대도시로 치면 체감상 $100,000~110,000쯤 되는 구매력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어요.
게다가 재밌는 게, 오마하 중위 가구소득이 $72,708이라 이 정도 벌면 딱 평균 언저리, 소외되는 느낌 없이 평범하게 섞여 살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거죠.
역시 제일 크게 와닿는 건 집이에요. 오마하 주택 중위값이 28만 달러대라, $72,000 소득으로 계산하면 소득 대비 집값이 딱 4배 정도 나와요.
이 숫자가 저한테는 좀 뭉클했어요. 해안 도시에서 이 비율은 8배, 10배도 우습거든요. 여기선 맞벌이 안 해도 계산기 두드릴 엄두가 나더라고요. 물론 매물 평균가는 이보다 좀 높게 잡히는 편이고, 방 두 개 아파트 월세는 대략 1,300~1,600달러 선이라 렌트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여기서 제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하나 있어요. 오마하 집을 볼 때 모기지만 보면 함정에 빠져요.
29만 달러짜리 집을 20% 계약금 걸고 사면 원리금이 월 1,500달러 안팎인데, 문제는 네브래스카 재산세가 세거든요.

이 동네는 연 3천 달러 넘는 재산세 구간에 걸린 집이 제일 많아요. 여기에 보험까지 더하면 실제 주거비는 월 2,000달러 근처로 올라가요.
그래도 소득의 30% 안쪽에서 관리는 되는데, "모기지 싸다"는 말만 믿고 들어오면 놀랄 수 있어요. 이건 제가 미리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게 진짜 중요한데, 오마하는 "어느 동네냐"가 삶의 질을 통째로 바꿔요.
서쪽 교외인 엘크혼은 중위 가구소득이 12만 달러가 넘고, 파필리온도 11만 달러대예요.
학군 좋고, 범죄율 낮고, 새 집 많고, 애 키우기 딱 좋은 동네죠.
대신 집값도 그만큼 올라가서 엘크혼은 중위 집값이 36만 달러 수준이에요.
반대로 도심 북부 쪽으로 가면 가구소득이 6만 달러 아래로 뚝 떨어지는 지역도 있고요. 같은 오마하인데 동네 하나 차이로 체감 생활 수준이 완전히 달라져요. 저희는 예산이랑 학군 사이에서 이 지점을 제일 오래 고민했어요.
일자리 얘기도 안 할 수가 없어요. 오마하는 의료, 보험, 금융 이 세 축이 지역 고용을 떠받쳐요. 이쪽 업종은 평균 임금이 지역 중위소득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아서, 전문직이나 금융업 하시는 분이라면 $72,000이 아니라 그 위를 노려볼 수 있는 환경이에요. 저처럼 재택으로 다른 지역 연봉 받으면서 오마하 물가로 사는 경우엔... 솔직히 이게 제일 큰 매력이었어요. 버는 건 그대로인데 나가는 게 확 줄어드니까요.
물론 오마하가 낙원은 아니에요. 겨울이 진짜 춥고 눈도 많이 와요. 화려한 밤 문화 같은 것도 기대하면 안 되고, 대중교통이 약해서 차는 필수예요. 기름값이 갤런당 2.8달러 정도로 싼 게 그나마 위안이죠.
근데 이 모든 걸 감안해도, 3주 동안 숫자를 파본 제 결론은 "긍정적인 신호가 훨씬 많다"예요. 전국 평균보다 낮은 소득이지만 그만큼 낮게 깔린 생활비, 흔들리지 않는 고용 기반, 말이 되는 집값 구조가 가족한테 숨 쉴 여유를 만들어주는 도시더라고요.
저희처럼 어린 가족 데리고 자리 잡을 곳 찾는 분이라면, 오마하 진지하게 한번 계산기 두드려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단, 각자 상황이 다르니 본인 예산으로 시뮬레이션은 꼭 돌려보시고요.


오드리햇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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