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라배마주는 미국의 골퍼들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 골프장이 많습니다.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RTJ(Robert Trent Jones) Golf Trail의 중심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RTJ 골프 트레일은 1992년 앨라배마 은퇴연금(RSA)의 투자 프로젝트로 시작됐습니다. 전설적인 골프 코스 설계가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Robert Trent Jones Sr.)가 설계를 맡아 현재는 앨라배마 전역 11개 지역에 약 26개의 코스, 468홀 규모를 갖춘 세계 최대 수준의 공공 골프 코스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에서도 "한 번쯤은 반드시 경험해야 할 골프 여행지"로 꾸준히 소개될 정도로 명성이 높습니다.
버밍햄에 거주하면 이 거대한 골프 네트워크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두 곳을 30분 안팎 거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첫 번째는 RTJ 옥스무어 밸리(Oxmoor Valley)입니다. 버밍햄 다운타운에서 자동차로 약 15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이곳은 Ridge 코스, Valley 코스, 그리고 Short Course까지 총 54홀 규모를 갖춘 대형 골프 시설입니다.
Ridge 코스는 언덕과 계곡을 적극 활용한 전략적인 레이아웃으로 유명합니다. 티샷의 정확성이 중요하고, 페어웨이 높낮이 변화가 많아 매 홀마다 공략법이 달라집니다. 반면 Valley 코스는 호수와 개울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고, 장타자들에게는 더욱 도전적인 코스로 평가받습니다.
여기에 18홀 파3 쇼트 코스까지 갖추고 있어 초보자부터 싱글 골퍼까지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연습 시설과 드라이빙 레인지도 잘 갖춰져 있어 현지 골퍼들의 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린피 역시 미국 최고 수준의 코스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외로 합리적입니다. 시즌과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평일에는 70달러 안팎부터 시작하고, 성수기 주말에는 100달러를 넘기도 합니다. 미국 다른 유명 리조트 코스와 비교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RTJ 로스 브리지(Ross Bridge)입니다. 후버(Hoover) 지역에 위치하며 버밍햄 중심가에서도 약 20~25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이곳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장거리 챔피언십 코스로 유명합니다. 가장 긴 티에서는 8,000야드를 넘는 길이를 자랑하며, 한동안 세계에서 가장 긴 정규 코스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일반 골퍼들은 여러 티박스 가운데 자신의 실력에 맞는 곳을 선택하면 부담 없이 라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코스 상태는 항상 최상급으로 관리되며, 넓은 페어웨이와 거대한 벙커, 높은 난도의 그린이 특징입니다. PGA 투어 챔피언스의 메이저 대회인 Regions Tradition이 이곳에서 열리면서 더욱 유명해졌고, Golf Digest와 Golf Magazine에서도 미국 최고의 퍼블릭 코스 가운데 하나로 자주 선정됩니다.
골프를 조금 더 깊이 즐기고 싶다면 프라이빗 클럽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Greystone Golf & Country Club입니다. 이곳은 PGA 투어와 LPGA 대회 개최 경험이 있는 명문 클럽으로, 버밍햄 지역의 기업인과 의사, 변호사 등이 많이 가입해 있습니다.
또 하나 유명한 곳이 Shoal Creek Club입니다. 이곳은 1984년과 1990년 PGA 챔피언십을 개최했던 미국 골프 역사에 남는 명문 코스입니다. 이후 회원 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미국 골프계의 회원 다양성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면서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가 됐습니다.
조금 부담 없이 라운드를 즐기고 싶다면 Pelham에 있는 Cahaba Falls Country Club이나 Ballantrae Golf Club 같은 퍼블릭 코스도 좋은 선택입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코스를 경험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버밍햄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적인 골프 코스가 특별한 휴가지가 아니라 일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아침에 일을 마치고 저녁 18홀을 도는 것이 가능하고, 주말에는 서로 다른 RTJ 코스를 골라 다니는 재미도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유명 골프 도시보다 생활비와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골프를 취미 이상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환경입니다.
미국에서 골프를 중심으로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플로리다나 애리조나만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버밍햄 역시 세계적인 코스를 일상처럼 누릴 수 있는, 골퍼들에게는 의외의 보석 같은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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