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지금 집을 그대로 갖고 있을지, 팔고 렌트로 옮길지를 두고 저울질하게 된다. 컬럼비아에서 만난 한 부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오래 살아온 집이라 애착도 크지만, 은퇴 이후의 생활비를 생각하면 마냥 감정만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이 지역에서는 이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숫자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Zillow 기준 컬럼비아의 평균 주택가치는 23만 1363달러다. 1년 사이 1.4퍼센트 오른 수준으로, 완만한 상승이다. 이 점은 유리하다. 목돈이 크게 묶여 있지 않고, 집값이 급등락하지 않으니 매도 시점을 급하게 고를 필요가 적다. 다만 그만큼 자산 가치가 빠르게 불어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은 함께 짚어야 한다.
렌트비는 다른 흐름이다. Zumper 집계로 컬럼비아 전체 평균 렌트는 1549달러이며, 1년 전보다 3퍼센트 올랐다. 1베드룸만 보면 1100달러 선이다. 집값 상승 속도보다 렌트비 상승 속도가 더 빠른 편이라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점은 불리하지만, 반대로 매매가는 여전히 안정적인 편이라는 점은 유리한 대목이다.
두 수치를 놓고 price-to-rent ratio를 계산해 보면 23만 1363달러를 연간 렌트 1만 8588달러로 나눈 값, 약 12.5가 나온다. 전국적으로 봐도 낮은 축에 속한다. 이 숫자는 매매 쪽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간이라는 신호로 흔히 해석되지만,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월 지출로 계산해보면 이 점이 더 뚜렷해진다. 다운페이먼트 20퍼센트, 약 4만 6000달러를 넣고 나머지를 30년 고정금리로 대출받으면 원리금만 매달 1170달러 선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재산세율이 낮은 편이라 세금과 보험료를 더해도 실제 월 부담은 1370달러 안팎에 그친다. 지금 렌트비 1549달러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은퇴자에게는 매달 나가는 돈이 적다는 것과, 목돈이 부동산에 계속 묶여 있다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집을 계속 갖고 있으면 매달 나가는 돈이 없거나 적다는 점은 유리하지만, 대신 재산세와 주택보험료, 유지보수 비용은 계속 부담해야 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거주자 본인 소유 주택에 대해 재산세를 낮게 매기는 제도가 있는데, 흔히 호미스테드 익젬션(Homestead Exemption)이라 부른다. 은퇴 후에도 이 집에 계속 거주할 계획이라면 이 부분을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
반대로 집을 팔고 렌트로 옮기면 매달 나가는 돈은 생기지만, 목돈을 현금화해 활용할 수 있고 유지보수 부담에서도 벗어난다. 다만 컬럼비아처럼 price-to-rent ratio가 낮은 지역에서는 매도 후 다시 비슷한 집을 렌트로 구하면 월 지출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계산해 봐야 한다.
한인 가정이 관심을 두는 지역이라면 학군 등급도 함께 확인할 부분이다. 다만 은퇴 후 자녀가 독립한 가정이라면 학군보다 병원 접근성이나 생활 편의시설을 더 우선해 살펴보는 경우도 많다.
이 점은 유리하지만 저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두 선택 모두 장단점이 있다. 집을 유지하면 익숙한 동네와 이웃 관계를 그대로 지킬 수 있고, 급하게 목돈을 마련할 일도 적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유지보수를 직접 챙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생각해둘 필요가 있다. 반대로 렌트로 옮기면 관리 부담에서는 자유로워지지만, 임대 계약 갱신 때마다 렌트비가 오를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어느 쪽이 맞는지는 이 부부의 건강 상태, 자녀와의 거리, 현금 흐름 계획에 따라 달라질 문제로 남는다.
이 글은 투자나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결정 전에는 부동산과 세무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아보기 바란다.


강물=파도
햄버거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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