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가 되고 나니까 건강 관련 기사를 보는 자세부터 달라졌다.
20대에는 암 이야기가 나오면 남의 집 이야기 같았는데 이제는 아니다.
친구들 만나도 주식 이야기하다가 어느 순간 콜레스테롤, 혈압, 대장내시경 이야기로 넘어간다. 참 세월 빠르다.
그중에서도 췌장암은 유독 무섭게 들린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췌장은 위 뒤쪽, 배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간이나 피부처럼 이상이 생겼다고 쉽게 만져지는 장기도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초기 췌장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복통이나 등 통증, 체중 감소, 식욕 저하,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건강한 사람이 매년 췌장암 검사를 하나씩 추가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복부 초음파만으로 췌장 전체를 선명하게 관찰하기는 어렵고, 증상이 없는데 췌장암 검사를 하는 것도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그러면 평소에 뭘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이 담배다. 흡연은 췌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인 중 하나다.
담배를 피운다면 금연 자체가 췌장뿐 아니라 폐, 심장, 혈관까지 한꺼번에 챙기는 장사가 된다. 건강에는 이런 가성비 좋은 투자가 별로 없다.
체중 관리와 운동도 중요하다. 비만과 신체활동 부족은 여러 만성질환과 연결되고 췌장암 위험과도 관련이 있다.
무슨 특수한 운동을 찾아다닐 필요까지는 없다. 꾸준히 걷고, 근력운동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기본기가 중요하다.
식사는 과일과 채소, 통곡물 등 다양한 식품을 중심으로 균형 있게 먹고 가공육이나 지나치게 가공된 음식을 습관적으로 많이 먹는 식생활은 줄이는 편이 좋다.
술도 과음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과음은 만성 췌장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췌장 입장에서는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그리고 40대부터는 몸의 변화를 그냥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습관도 필요하다. 이유 없이 체중이 계속 빠지거나 황달이 생기고, 소변색이 유난히 짙어지거나 지속적인 윗배·등 통증, 갑작스러운 소화 문제 등이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자기 당뇨가 생기거나 기존 당뇨가 특별한 이유 없이 악화되는 경우에도 다른 증상과 함께 의사가 원인을 살펴볼 수 있다.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여러 명 있거나 특정 유전성 암 증후군처럼 위험이 높은 사람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해 MRI나 내시경 초음파 등을 이용한 별도의 감시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췌장암 예방에 마법 같은 음식 하나는 없다. 마늘 세 쪽 먹었다고 췌장이 박수 치는 것도 아니고 영양제 한 통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금연하고, 체중 관리하고, 움직이고, 과음 피하고, 이상한 증상을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
40대가 되니 건강관리라는 게 점점 재미없는 정답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 재미없는 기본을 10년, 20년 지키는 사람이 결국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 같다.


silverroadexplorer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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