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폴레이에서 살다 보면 자녀 대학 때문에 고민하는 집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이쪽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건데, 무조건 호놀룰루 쪽 대학만 생각할 필요는 없더군요.
특히 카폴레이, 에바비치, 마카킬로 쪽이라면 University of Hawaii–West Oahu, 흔히 UHWO라고 부르는 학교를 한번 현실적으로 따져볼 만합니다.
UHWO는 카폴레이에 있는 하와이대학교 시스템의 공립 4년제 대학입니다.
규모는 UH 마노아보다 훨씬 작고 화려한 대학가가 형성된 학교도 아닙니다. 대신 서쪽에 사는 사람에게는 결정적인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통학입니다. 지도만 보면 오아후가 작은 섬인데 출퇴근 시간 H-1 한번 막히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카폴레이 사는 학생이 일주일에 몇 번씩 마노아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과 집 근처 UHWO 다니는 건 4년을 놓고 보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기름값에 주차비, 무엇보다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학비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2026~27학년도 기준 UHWO 학부 과정의 하와이 거주자 등록금은 학점당 $306입니다.
1년에 30학점을 듣는다고 단순 계산하면 수업료만 약 $9,180입니다. 여기에 각종 학교 비용과 책값 등이 추가됩니다. 비거주자는 학점당 $846이라 같은 30학점이면 $25,380이어서 차이가 상당합니다.
그러니까 하와이 거주 학생이라면 UHWO의 가성비가 확실히 살아나는 겁니다.
특히 부모 입장에서 더 큰 차이는 아이가 집에서 통학할 수 있을 때입니다. 미국 대학 비용에서 무서운 게 등록금만이 아니잖아요. 기숙사비, 식비, 교통비까지 붙기 시작하면 "분명 주립대 보냈는데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나가지?" 소리가 나옵니다.
전공은 경영학, 교육, 사회과학, 공공행정, 사이버보안, 정보기술, 헬스사이언스 계열 등 지역 취업과 연결하기 좋은 분야들이 눈에 띕니다.

제가 직장생활과 주변 사람들 사는 걸 보니까 대학 이름도 중요하지만 졸업하고 뭘 할지가 더 중요하더군요.
예를 들어 경영학을 전공했다면 하와이의 은행, 호텔·관광업, 보험, 부동산, 정부기관 등의 사무·관리직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회계 쪽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회계·재무 분야로 방향을 잡는 방법도 있고요.
교육 분야는 하와이에서 교사나 교육 관련 직종을 생각하는 학생에게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교사가 되려면 학위만 받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직종에 따라 주정부의 교원 자격 요건도 확인해야 합니다.
요즘 제가 눈여겨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건 사이버보안과 IT 쪽입니다. 연방정부와 군 관련 기관의 존재가 상당히 큽니다. 오아후에는 군 시설과 연방기관이 많기 때문에 IT와 사이버보안 능력에 보안 관련 자격 요건까지 갖춘다면 진로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UHWO처럼 비교적 작은 학교의 장점도 있습니다. 몇백 명 들어가는 대형 강의실에서 교수 얼굴 한번 제대로 못 보고 졸업하는 분위기와는 다릅니다. 규모가 작은 만큼 교수와 접촉하기 쉽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인턴십이나 진로 상담 같은 기회를 챙기기 좋습니다.
직장 다니다 다시 공부하려는 사람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온라인 수업과 유연한 수업 형태가 있어서 18살짜리 신입생만 다니는 대학이라는 느낌은 아닙니다. 커뮤니티칼리지에서 학점을 쌓은 뒤 편입해서 학사학위를 마무리하는 경로도 현실적이고요.
물론 UHWO가 모든 학생에게 정답은 아닙니다.
연구 중심 전공이나 대학원 진학, 훨씬 다양한 전공과 캠퍼스 경험을 원한다면 UH 마노아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나는 오아후 서쪽에서 계속 살 가능성이 높고, 빚을 가능한 한 줄이면서 학사학위를 받고 취업하고 싶다"는 학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카폴레이는 예전처럼 호놀룰루에서 멀리 떨어진 주택지역 정도로만 볼 동네가 아닙니다. 주택과 상업시설, 정부기관이 계속 들어오면서 서부 오아후 자체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커졌습니다. UHWO도 그 변화 속에서 함께 성장한 학교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한국 부모님들은 자녀 대학 이야기만 나오면 학교 이름부터 봅니다.
저도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누구네 아들은 어디 갔다더라 하면 괜히 귀가 쫑긋하니까요.
그런데 4년 뒤에는 학교 이름보다 학자금 대출 잔액이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집에서 다니면서 비교적 부담을 낮춰 학위를 받고, 전공을 제대로 골라 하와이에서 취업까지 연결한다면 그것도 상당히 괜찮은 대학 선택입니다.
대학은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4년 다니는 곳이 아니라 그다음 40년을 준비하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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