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시스템, Weather conditions 캔슬이면 보상없다  - Irvine - 1

미국에서 비행기 좀 탄다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당한다는 밤비행기(red-eye) 캔슬.

LA에서 뉴욕 가는 야간편, 자고 일어나면 도착이라는 시간절약 출장방법.

나도 그 그림 믿고 탔다가 제대로 한 방 먹었다.

출발 직전에 딜레이 걸리더니 결국 캔슬.

사유는 딱 한 줄 — "Weather conditions."

"What the fxxx?!" 2시간 전에 와이프한테 잘 다녀올께 하고 집을 나왔는데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니 LA 하늘은 멀쩡한데 날씨 문제라니. 그런데 알고 보면 이게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 상황에서 항공사가 당신에게 법적으로 아무것도 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항공편은 출발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뉴욕 JFK나 라과디아는 3월초 변덕스러운 날씨로 조금만 꼬여도 슬롯이 줄줄이 밀린다.

눈보라, 폭풍, 딜레이 반복으로 공항 혼잡.. 뭐 이런거 하나만 터져도 반대편 LA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취소된다.

LA 하늘이 맑든 말든 상관없다. 시스템 전체가 막히면 내 비행기도 못 뜬다.

그래서 카운터 직원한테 항의해봤자 돌아오는 말은 정해져 있다.

"Due to weather, we are unable to operate this flight."

틀린 말이 아니다. 그냥 구조적으로 그렇게 된 거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착각한다. 유럽 여행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지연되면 보상받을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미국은 다르다.

미국 DOT(교통부) 규정 기준으로, 항공사 귀책 사유가 아닌 경우 — 날씨, 공항 통제, 천재지변 — 현금 보상 의무가 없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우리 잘못이 아니다"가 성립하면 땡이다.

항공사 귀책 사유라는 건 쉽게 말해 "항공사 책임으로 비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된 경우"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기체 정비 문제, 승무원 스케줄 문제, 오버부킹, 내부 운영 착오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비행기 점검에서 결함이 발견되거나, 승무원이 규정 근무시간을 초과해 투입이 불가능한 상황이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항공사가 통제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 된다. 보통 호텔, 식사 바우처, 다른 항공편 재예약은 기본이고 상황에 따라 현금 또는 크레딧 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런데 Weather conditions 이유로 캔슬이면 보상이 없다.  받을 수 있는 건 사실상 재예약 하나다. 다음 가능한 편으로 바꿔준다.

문제는 LA–뉴욕 노선이 수요가 워낙 많아서 대체편 자리 잡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거다.

돈도 두배로 깨지고 일정도 하루, 이틀 통째로 날아간다.

호텔이나 식사 바우처? 공식적으로는 날씨 사유라서 제공 의무가 없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항공사가 자발적으로 주기도 한다.

그러니 기대하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받으면 보너스, 못 받으면 원래 그런 거.

그래서 내 생각은 레드아이는 분명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시간도 아끼고, 낮 일정도 지킬 수 있다.

그런데 한 번 꼬이면 하루가 통째로 증발한다. 그것도 보상 하나 없이.

이게 미국 항공 시스템의 현실이다. 날씨는 누구 책임도 아니니까, 어쩔 수 없다는 논리.

나는 이게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 룰을 모르고 탔다가 당하면 억울하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