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LA 다운타운의 바에서 오랜만에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 병맥주를 한병씩 오더하고, 자연스럽게 라임을 꽂아 마시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한 친구가 농담처럼 말했다. "이거 사실 코로나 병에 아무 맥주나 넣어도 다 코로나 맛 나는 거 아니야?"
모두들 전화기로 검색하고 찾아본다. 결국 미국 사람들은 이미 이 실험을 해봤다.
생각해보면 코로나라는 맥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투명한 병, 해변 이미지, 그리고 라임. 맛 자체보다 분위기와 경험으로 소비되는 대표적인 맥주다.
90년대 광고처럼 말하자면, 이건 beverage가 아니라 lifestyle이다.
Reddit과 여러 맥주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코로나 vs 버드와이저 vs 쿠어스 블라인드 테스트가 여러 번 진행됐다.
방법은 간단하다. 컵에 따라 브랜드를 숨기고, 라임을 넣은 뒤 맞춰보는 것.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된다. 대부분 참가자들이 절반도 맞추지 못했다.
어떤 경우는 거의 랜덤 수준이었다.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설명된다. 라임의 산미와 시트러스 향이 맥주의 홉 향과 몰트 풍미를 상당 부분 덮어버린다.
특히 코로나, 버드와이저, 쿠어스처럼 가볍고 청량한 라이트 라거 계열은 기본 구조가 비슷하다.
여기에 얼음장처럼 차갑게 마시면 미세한 차이를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한 미국 사용자의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라임을 넣는 순간, 맥주가 아니라 라임 음료가 된다."
브랜드가 맛을 만든다고나 할까.
더 흥미로운 부분은 심리 효과다 ㅎㅎ.
병을 보고 마실 때는 "코로나는 상큼하다"라고 느끼지만, 컵에 따라 놓으면 그 특징을 잘 찾지 못한다.
즉, 우리가 마시는 것은 실제 맛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일 가능성이 크다.
LA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 현상을 자주 본다.
주말에 집에서 바베큐를 즐기면서 지인들과 해변을 바라보며 코로나를 들고 있으면 이미 반은 성공한 라이프스타일이다.
맥주 맛보다 분위기를 마시는 문화다. 다문화 도시답게 중산층 이상이 즐길 수 있는 소비는 언제나 경험 중심이니까.
이건 비판이라기보다 현대 소비의 특징이다. 우리는 기능이 아니라 스토리를 산다.
재미있는 결론 하나. 라임을 넣으면 대부분의 대중 라거는 비슷해진다.
즉, 브랜드 간의 차이는 줄어든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민주적인 음주 상태다.
다만 라임을 빼고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천천히 마시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험 많은 사람들은 탄산 강도, 목넘김, 끝맛에서 코끝이 찡할때 향기의 차이를 구별한다고 한다.
결국 문제는 맥주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마시느냐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Friends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다. "It's not the coffee. It's the place."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라임이 아니라, 함께 있는 사람과 분위기다.
그래서 다음에 친구들과 모이면 한 번 해보시길.
코로나 병에 다른 맥주 넣고 라임 꽂아서 블라인드 테스트.
아마 예상보다 못 맞출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닫게 된다. 우리가 마신 건 맥주가 아니라, 기억과 이미지였다는 걸.
LA의 저녁 공기 속에서 라임 향이 올라오는 이유는, 어쩌면 그게 맛이 아니라 기분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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