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스 MGM 그랜드 부페, 2026년 5월 31일 폐업합니다  - Las Vegas - 1

라스베가스라는 도시를 떠올리면 많은 한국 사람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부페'였을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난 30년 동안 여기 와서 부페 한 번 안 먹어본 사람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관광 패키지로 오든, 가족 여행으로 오든, 아니면 친구들끼리 놀러 오든 "한 번쯤은 부페 가야지" 이게 거의 공식처럼 굳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따지면 한국 사람만 해도 수십만 명은 MGM 그랜드 같은 곳에서 한 접시 두 접시 쌓아가며 먹었을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게다리나 굴 나오는 날은 분위기가 좀 달랐습니다. 그냥 식사하러 온 게 아니라, 거의 전쟁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접시 들고 줄 서 있다가 음식 나오면 눈치 보다가 바로 앞으로 파고들고, 옆에 있는 중국 사람들하고 은근히 밀고 당기면서 자리 잡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들 속도전이었죠. 그 와중에 접시 위에 게다리 쌓아 올리면서 괜히 뿌듯해하고, 자리 돌아와서 "오늘은 본전 뽑았다" 이런 말 하던 그 분위기,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면서도 그게 또 베가스 부페의 묘미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인 기준 35-45달러 정도 내고 들어가서 이것저것 마음껏 먹던 그 공간이 이제 사라진다는 겁니다.

이유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손님이 줄어서인지, 아니면 남는 장사가 아니라서인지, 아마 둘 다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요즘 분위기 보면 어느 한쪽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원래 라스베가스 부페라는 게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었습니다. 싸고 빠르게 먹고 다시 카지노로 돌아가라는 구조였죠.

음식 퀄리티보다 회전율이 중요했던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랍스터 무제한, 술 무제한 이런 식으로 가면서 가격은 100달러, 심하면 150달러까지 올라갔습니다.

'가성비'로 시작한 문화가 '럭셔리'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베가스 MGM 그랜드 부페, 2026년 5월 31일 폐업합니다  - Las Vegas - 2

결정타는 역시 코로나였습니다.

문 닫았다가 다시 열지 않은 부페들이 많았고, 운영해보니 굳이 부페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같은 공간에 푸드홀이나 셰프 레스토랑을 넣으면 훨씬 돈이 되니까요.

요즘은 음식도 예쁘게 나오고 SNS에 올리기 좋은 메뉴 위주로 바뀌었습니다. 대신 가격은 더 올라갔고요.

여기에 관광객 자체도 줄었습니다. 최근 통계를 보면 방문객 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도시 전체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호텔 리조트피, 주차비, 음식값까지 다 올라가니까 예전처럼 "가볍게 놀러 간다"는 느낌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국 중산층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면서 부페 같은 구조가 더 이상 유지가 안 되는 상황까지 온 겁니다.

예전에는 라스베가스에 부페만 70개 가까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았습니다.

하나씩 사라지는 걸 보면 단순히 식당 하나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한 시대가 끝나는 느낌이 납니다.

물론 요즘 부페 음식 퀄리티에 실망했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낫다"는 반응도 있고요.

그런데 그게 음식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기억하는 '예전 라스베가스'가 사라지고 있다는 데서 오는 허전함이 더 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