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가 브루클린 산다고 하면 지인들이 꼭 묻는다.

"브루클린 요즘 좀 어때요? 살 만해요?"

브루클린. 한때는 맨해튼의 대안이었다.

예술가들, 힙스터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모이던 곳.

윌리엄스버그나 덤보 같은 지역 이름 들으면 왠지 쿨한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가.

그런데 지금은.... 브루클린 로망은 SNS 속에만 존재한다. 현실은 다르다.

원베드 아파트 월세 $3,000. 이게 브루클린 인기 지역 평균이다.

세후 월급이 $6,000인 직장인이라면 수입의 절반을 월세로 날리는 거다. 미국 재무설계의 기본 룰이 "주거비는 소득의 30% 이내"인데, 브루클린에서 이 룰을 지키려면 연봉이 최소 $120K는 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맨해튼보다 싸다? 그 말이 통하던 시절은 2010년대 초반 얘기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금은 그 "가격 갭"이 거의 사라졌다. 데이터를 보면 브루클린 인기 지역 렌트는 지난 10년 사이 60~80% 올랐다. 인플레이션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비싼 월세를 내면서 뭘 얻냐. 좁은 공간이다 ㅎㅎ.

오래된 건물이 많다 보니 천장이 낮고, 창문도 작고, 방도 좁다.

식비, 교통비, 외식비 다 비싸다. 뉴욕 자체가 비싼 도시라 브루클린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마트 가도 텍사스나 플로리다 대비 체감이 다르다. 한국 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교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물가가 전반적으로 높다 보니 같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다른 주 대비 확실히 크다. 치안, 과장이 아니다

브루클린 전체가 위험하다는 건 과장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범죄 증가세는 통계로 확인된다. 뉴욕시 경찰국(NYPD) 데이터를 보면 특정 범죄 유형은 팬데믹 이후 꾸준히 늘었다.

특히 지하철 관련 범죄가 문제다. "뉴욕 지하철은 그냥 그래"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아시안 타겟 범죄가 증가했던 시기를 경험한 교포들 입장에서는 이게 실질적인 걱정거리다.

이건 문제다. 감성적으로 "뉴욕은 원래 그래"라고 넘기거나, 반대로 "브루클린 전체가 범죄 소굴"이라고 과장하는 것 둘 다 틀렸다. 다만 내가 가족을 데리고 살 동네라면, 치안 데이터를 냉정하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거다.

그래도 여기살다 보면  문화적 다양성, 커리어 기회, 네트워킹. 잡 마켓에서 뉴욕은 여전히 탑 마켓 중 하나다.

핀테크, 미디어, 광고 쪽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뉴욕이 유리한 건 맞다. 그리고 20대에 "뉴욕 경험"을 쌓는 건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게 장기 거주의 이유가 되느냐는 별개 얘기다. 30대 후반, 40대 들어서면서 집 사고, 아이 키우고, 노후 준비 시작해야 할 시점에, 뉴욕에서 그게 가능한 사람은 솔직히 고연봉 전문직이나 일찍 부동산 잡은 사람들뿐이다.

그래서 내 생각은 브루클린 로망은 와서 보는것으로 즐겨라. 실제 거주는 숫자로 판단해라.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게 괜한 이유가 아니다. 세금 낮고, 집값 합리적이고, 공간 넓고, 삶의 quality가 올라간다. 이건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순수한 경제적 계산이다.

뉴욕이 세계 최고의 도시 중 하나인 건 맞다. 하지만 최고의 도시가 곧 최고의 거주지는 아니다.

이 둘을 혼동하지 말자. 브루클린은 멋진 배경이다.

하지만 내 돈을 걸고 살 동네인가를 따질 때는, 감성 말고 계산기하고 스프레드시트를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