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2007년도에 미국 이민와서 뉴욕에 산 지 꽤 됐는데 내가 왔을때만 해도 이쪽은 쉬운곳이 아니었다.
뉴욕 90년대, 2000년대 초반 뉴욕에 온 한인들은 대부분 아무 연고도 없이 와서 식당, 세탁소, 델리, 네일숍 같은 현장에서 하루 12시간씩 버텼다. 렌트비는 비싸고, 세금은 높고, 영어는 부족하고, 치안은 불안했다.
일은 힘든데 수입은 안정되지 않고 가족 부양까지 책임져야 했다. 거기에 9.11테러, 각종 곗돈사기, 권총강도, 권리금같은 계약 문제까지 겹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인들이 이 악조건 속에서 가게를 키우고 자녀 교육을 버텨낸 것이 지금 한인 사회의 기반이 되었다.
그런 요즘 뉴욕에 대해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진짜 뉴욕 토박이는 이제 뉴욕에서 만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예전에는 브루클린이든 퀸즈든 어디를 가든 "나는 여기서 태어나 자랐다"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났는데, 요즘은 대화를 하다 보면 거의 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심지어 뉴욕에 10년, 20년 산 사람도 "난 원래 여기 사람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자연스럽다. 뉴욕은 원래 이민자의 도시였지만, 이제는 뉴욕 토박이 자체가 희귀해진 느낌이다.
한편으로 더 흥미로운 변화는 한국 쪽 흐름이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뉴욕으로 바로 이민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학, 취업, 결혼, 투자 이민 등 이유도 다양했고, JFK 공항에 도착하면 공항에서부터 한국말이 들릴 정도였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흐름이 거의 사라졌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다 해도, 처음 정착지를 뉴욕으로 잡는 경우는 눈에 띄게 줄었다. 보통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텍사스, 조지아 같은 곳이 먼저 언급되고, 뉴욕은 "나중에 살다가 가볼 도시" 정도로 밀려난 느낌이다.
그럼 뉴욕에는 사람들이 안 들어오고 빠지기만 하는 걸까. 체감상으로는 그렇다. 주변에서 뉴욕을 떠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본다. 렌트비, 세금, 생활비, 치안, 교통 스트레스까지,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 비용과 삶의 질 문제로 정리된다. 브루클린에서 작은 아파트 하나 유지하는 돈이면 텍사스에서는 집을 사고 마당까지 딸려온다. 가족이 생기면 선택지는 더 분명해진다.
뉴욕이 예전처럼 꿈의 도시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지금은 아니다. 90년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뉴욕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이 있었고, 거기서 버티고 살아남는 것 자체가 브랜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징성보다 현실 비용이 너무 커졌다. 특히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가능해지면서, 굳이 뉴욕에 살 이유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금융, 미디어, 예술 같은 핵심 산업은 여전히 강하지만, 그 외의 직군은 위치의 의미가 크게 약해졌다.
그렇다고 뉴욕이 텅 비는 도시는 아니다. 떠나는 만큼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긴 한다. 다만 예전처럼 "꿈을 안고 뉴욕으로 오는 이민자"보다는, 글로벌 기업 파견 인력, 단기 프로젝트 전문가, 자본 이동에 따른 투자자 성격이 강해졌다. 거주자라기보다는 체류자에 가까운 사람들이 늘었다.
결국 지금 뉴욕은 사람의 순환이 매우 빠른 도시가 되었다. 들어왔다가 3년에서 5년정도 살고 빠져나가는 구조다. 그래서 뉴욕 토박이를 만나기 힘들어지고, 커뮤니티의 결이 예전보다 얇아진 느낌도 든다. 한국에서 뉴욕으로 바로 이민 오는 사람이 줄어든 것도 같은 흐름이다. 더 이상 뉴욕이 유일한 꿈의 관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뉴욕은 여전히 세계적인 도시다. 하지만 이제는 "살기 위한 도시"라기보다 "경험하고 거쳐 가는 도시"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쉽게 바뀌지 않을것 같다.


독수리오년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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