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권 있는 해외동포 730만, 투표율은 10% 미만! - Los Angeles - 1

어제 한국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실에서 토론회가 열렸답니다.

재외국민 투표율이 왜 10%도 안 나오냐고 고민했다는데, 솔직히 그걸 이제서야 고민하는 게 더 신기합니다.

재외동포가 730만 명이고, 그중에서 선거권 있는 사람이 약 197만 명인데 투표율이 10%도 안 됩니다.

지난 대선 때도 겨우 10.4%였습니다.

이 정도면 "왜 안 하지?"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구조냐?"를 먼저 물어야 하는 상황 같습니다.

이유는 너무 단순합니다. 투표하러 가는 게 말이 안 되게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구조 보면 재외공관 중심으로 118개국에 223개 투표소가 있다고 하는데 말이됩니까?

이걸로 전 세계를 커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좀 현실감이 없습니다.

미국만 봐도 땅 크기가 어떤데, 몇 시간 운전해서 투표하러 가라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평일에 ㅎㅎ.

생업 접고 가야 합니다. 이걸 해보라고 만들어놓고 "왜 투표 안 하냐"는 건 좀 방향이 이상한 것 같습니다.

토론회에서는 우편투표, 전자투표 이야기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OECD 국가들은 이미 하고 있고, 미국, 프랑스, 독일 다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에스토니아는 전자투표를 일상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검토 중"입니다. IT 강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투표 하나 온라인으로 못 한다는 게 오히려 더 아이러니합니다.

물론 이유는 있습니다. 보안 문제, 공정성 문제, 여러 가지 이야기 나옵니다.

그런데 그걸 10년 넘게 같은 이유로 못 하고 있다는 건 솔직히 의지가 없다고 보는 게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전자서류, 전자사인, 하다못해 몇십만불 이상도 온라인으로 송금이 되는 세상입니다.

한국은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느낌입니다. 그 사이에 해외 선거권있는 한국 국민은 같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투표하려면 사전 등록 하고, 당일 또 가야 하고, 이틀 이상 시간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10%라도 나오는 게 대단한 수준입니다.

솔직히 참여율 낮다고 뭐라고 할 상황이 아니라, 그 10%가 어떻게 나왔는지부터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재미있는 건, 국회에 관련 법안이 이미 몇 개 올라가 있는데도 제대로 논의가 안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안건이 아니라는 식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참정권 보장해야 한다"는 말은 또 열심히 합니다.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행동이 안 따라오는 게 문제입니다.

재외국민 입장에서는 좀 씁쓸한 부분이 있습니다. 세금 내고, 한국 국적 유지하고, 관심도 있는데 막상 투표하려고 하면 현실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그걸 몇 년째 그대로 두고 있으면서 투표율이 낮다고 지적하는 건 좀 순서가 바뀐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 방식으로는 투표율 절대 못 올라갑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우편투표든, 전자투표든, 아니면 최소한 등록 절차라도 확 줄이든 뭔가 바꿔야 합니다. 안 바꾸면 계속 10% 근처에서 맴돌 겁니다.

이런 이야기 나오면 항상 "신중해야 한다"는 말이 붙습니다.

그런데 신중함이 너무 길어지면 그건 그냥 미루는 겁니다. 재외국민 입장에서는 이미 충분히 기다린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토론회의 방향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하나의 "좋은 이야기 했다"로 끝나면 의미 없습니다.

실제로 바뀌는 게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선거 때 또 "재외국민 투표율 10% 미만... 개선점은 없을까?" 라고 뉴스로 나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