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시장 얘기하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 뉴스가 자주 보입니다.

현재 LA 같은 대도시의 오피스 시장은 단순한 경기 하락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수요입니다. 팬데믹 이후 재택과 하이브리드 근무가 잠깐 유행처럼 지나갈 줄 알았는데, 이게 이제 회사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직원들이 매일 출근하지 않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넓은 사무실이 필요 없습니다. 공간을 줄이고, 계약을 줄이고, 필요하면 아예 이전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결과는 심각하면서 무섭게 단순합니다. 공실이 늘고 있습니다. 이건 경기 문제라기보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생긴 구조 변화입니다. 여기에 금리가 한 방 더 얹었습니다. 예전에는 상업용 부동산이 안정적인 자산이었습니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건물 사서 임대 놓으면 이자로 버티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이자 부담은 커졌는데 임대 수익은 줄었습니다. 현금흐름이 무너지면 결국 대출 상환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시장이 버거워하는 이유입니다.

숫자도 심상치 않습니다. 상업용 모기지 담보증권 시장에서 오피스 대출 연체율이 12.34%까지 올라갔습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그동안 금융권은 만기 연장으로 시간을 벌어주는 '버티기 전략'을 써왔습니다. 이른바 익스텐드 앤 프리텐드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전략도 한계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 이상 미루기만 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상황은 더 부담스럽습니다.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만기를 맞습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정상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일부는 조건 변경으로 시간을 벌겠지만, 상당수는 압류나 매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만기를 넘기고도 정리되지 않은 CMBS 대출만 약 250억 달러 수준입니다. 시장 안쪽에서는 압력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LA 윌셔에 있는  오피스 빌딩 에퀴터블 플라자는 대출 상환 문제로 특별관리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공실률이 40%를 넘으면 수익 구조가 버티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례가 하나둘 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는 더 중요하게 보입니다. 문제가 특정 지역이 아니라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은 금융권입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채는 약 5조 달러 규모입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을 지역은행들이 들고 있습니다. 대형 은행은 체력이 있어서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은 중소 은행들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실이 늘어나면 금융 시스템의 약한 고리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금융위기급 붕괴가 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형 은행의 리스크는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정책 당국도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오피스 시장은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재택과 하이브리드 근무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수요 회복은 제한적입니다.

지금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건 일시적 침체라기보다 구조 조정에 가깝습니다. 오피스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물류센터나 데이터센터 같은 자산은 오히려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이라고 해서 다 같은 시장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결국 지금 시장을 보는 현실적인 표현은 이것입니다. 위기가 올까를 걱정할 단계라기보다, 이미 조용한 구조적 하락이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금리와 근무 방식이라는 두 가지 큰 흐름이 동시에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사이클이 아니라 환경 변화입니다. 예전 공식으로 계산하면 시장을 잘못 읽게 됩니다.

부동산은 늘 지역과 자산별로 결과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오피스 시장만 놓고 보면 분위기는 분명합니다.

급락 공포보다는 길게 이어지는 압박. 지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진짜 사정은 그쪽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