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뉴저지에서 알게 된 한 사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도계인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우연이라는 것들을 그냥 우연이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세상 인간들이 살고 있는 삶의 모든 우연을 조절하는 하늘나라의 어떤 기관 같은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굳게 믿고 살았습니다. 이름같은건 잘 모르지만 마치 저 위 어딘가에 '우연 관리국' 같은 부서가 있어서 사람들 인생을 배치한다고 진지하게 말하곤 했습니다.

나는 웹툰 덴마에 나오는 인과율과 인과율 계산기 같은 내용에 관심이 많아서 재미있게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그 사람 말에 따르면, 우리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 타이밍 좋게 생긴 기회, 한 발 늦어서 놓친 사고 같은 것들이 전부 그 기관에서 조정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그는 자기 인생에서 있었던 여러 장면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사업이 완전히 망해 더 이상 갈 곳이 없던 시점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 덕분에 다른 도시로 옮기게 되었고, 그게 결국 지금의 직업으로 이어졌다고 했습니다. 본인은 그때를 떠올리며 "그건 우연이 아니라 배치였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사람이 특히 흥미로웠던 건, 나쁜 일조차도 그 기관의 설계라고 믿었다는 점입니다. 큰 사고로 몇 달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평생 모르고 살았을 병을 조기에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병실 천장을 보며 "아, 여기서 멈추라고 신호를 준 거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불운을 원망하는데, 이 사람은 불운을 안내판처럼 받아들였습니다.

그의 생활 태도도 특이했습니다. 일이 잘 풀릴 때는 "지금 배치가 좋다"고 말했고, 일이 꼬일 때는 "조정 중인가 보다"라며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선택 앞에서는 며칠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흐름을 지켜본 뒤 결정했습니다.

그는 이걸 기다림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일종의 통신이라고 불렀습니다. 위에서 신호를 내려보내는데 그걸 잘 캐치하고 읽어야 한다는 겁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반쯤 웃고 반쯤 신기해했지만, 실제로 그의 인생은 늘 최악으로는 가지 않았습니다.

큰 부자는 아니었지만 항상 먹고살 만큼 좋은 수입원을 잘 유지했고, 인간관계에서도 극단적인 파국은 잘 피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배치 잘된 사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정말로 세상의 우연이 전부 무작위라면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피해야 할 사고를 비켜가고, 실패처럼 보였던 사건이 몇 년 뒤에는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이 남자는 마지막에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늘나라 기관은 우리가 조종할 수는 없지만, 거부할 수도 없다. 다만 신호를 무시하지는 말자."

나는 지금도 일이 꼬일 때면, 나도 모르게 그 사람 말이 떠오릅니다.

아, 지금은 뭔가 내 인생의 우선순위나 할일들의 배치가 바뀌는 구간이구나 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