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자마자 San Antonio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쌀쌀해서 패딩 없이는 외출하기가 버거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팔을 입은 이웃이 강아지 산책을 나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 나온 미국 기상청 예보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동부 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10~20°F 정도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워싱턴 DC 기준으로 3월 초라면 보통은 아직 쌀쌀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기온이 60~70°F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동부 지역 사람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봄이 아니라 초여름이 온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반면 서부 지역은 정반대 상황입니다. 태평양에서 강한 한랭전선이 내려오면서 캐스케이드 산맥에서 로키산맥까지 폭설 예보가 나오고 있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에도 오랜만에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같은 미국인데 한쪽은 반팔을 입고 다니고, 다른 한쪽은 스키 시즌 같은 분위기가 되는 셈입니다.

기상학적으로 보면 이런 현상은 전형적인 기압 패턴 분리 현상이라고 합니다. 제트기류가 크게 굽이치면서 어떤 지역에는 따뜻한 공기를 끌어올리고, 다른 지역에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를 밀어 넣습니다. 특별히 이상한 현상은 아니며 봄철에 종종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우리가 사는 텍사스를 포함한 사우스센트럴 지역은 또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변덕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주 후반부터 중부 평원을 지나가는 여러 개의 폭풍 시스템이 형성될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남중부 지역에는 강한 비와 천둥번개가 이어질 수 있고 일부 지역은 3인치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텍사스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이런 날씨가 익숙합니다. 맑은 하늘이었다가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천둥이 한 번 치고 나면 억수같이 비가 쏟아집니다.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다시 맑아집니다. 이 사이클이 봄 내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flash flood는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텍사스에서 홍수로 인한 사고를 보면 대부분이 "설마 이 정도까지 위험하겠어" 하고 물이 찬 도로를 건너다가 발생합니다.

옆집에 사는 미국인 부부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Turn Around, Don't Drown.

빗물이 넘치는 도로를 만나면 돌아가라는 의미입니다. 간단하지만 정말 안전에 도움이 되는 말이라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시기의 텍사스 봄은 참 좋습니다. 아침 공기는 상쾌하고 낮에는 따뜻합니다.

공원에도 사람들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벤치에 앉아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걸 보면 2월 내내 조용하던 공원이 하루 사이에 활기를 찾은 느낌입니다.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이런 봄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텍사스답게 비도 오고 천둥도 치겠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분명히 봄입니다.

저는 조금 흐리지만 그래도 햇살이 들어오는 테라스로 나가서 커피 한 잔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