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1, 한국인은 아는데 외국인은 뭐지?했던 장면들 - Atlanta - 1

2021년 가을, 전 세계가 초록색 트레이닝복에 빠져들었던 그때를 기억하시는지요.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시리즈가 됐고, 당시 핼러윈에는 거리마다 456번 운동복이 굴러다녔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시청자들의 리액션 영상을 보다 보면 한국인 입장에선 너무 당연한 장면에서 헷갈려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문화 코드가 다르면 같은 장면도 완전히 다르게 읽힌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데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한 장면 다섯 가지를 모아봤습니다.

첫 번째는 단연 번개탄 장면입니다. 기훈이 어머니 집에서 친구의 자살 시도 흔적을 발견하는 그 장면인데요 외국인 리액터 중 상당수가 "왜 양복을 입고 욕조에 들어가서 숯불을 피우지? 아로마 테라피 하눈 건가?" 하면서 의아해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안타깝게도 번개탄이 자살 도구로 인식돼 있어서 한국인은 그 장면이 뭔지 알지만, 외국인 입장에선 그저 숯이 욕실에 놓여 있는 기묘한 인테리어로 보였던 것이지요. 가장 무거운 장면이 가장 큰 오해의 대상이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두 번째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입니다. 영어 자막에는 "Red Light, Green Light"로 번역됐는데, 문제는 게임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서양 버전은 술래가 빨간불 초록불을 외치는 단순한 형태인데, 한국식은 술래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움직이다가 노래가 끝나는 순간 멈춰야 하는 리듬 게임에 가깝습니다. 외국인들은 "왜 저 큰 인형이 한국어 노래를 부르지? 빨간불 초록불이라며?" 하면서 박자를 못 맞췄다고 합니다.

오징어게임 1, 한국인은 아는데 외국인은 뭐지?했던 장면들 - Atlanta - 2

세 번째는 달고나입니다. 외국인들에겐 그냥 "Korean candy"로 소개됐기 때문에 핵심을 놓쳤습니다.

우산 모양, 별 모양 따라 바늘로 조심조심 떼어내는 그 추억의 길거리 간식이라는 것을 모르니, "왜 다 큰 어른들이 사탕 부스러기에 목숨을 거는가" 정도로 받아들였던 분이 많았습니다. 한국인은 상우가 우산 모양을 뽑은 순간 "쟤 망했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외국인은 그냥 캐러멜 색깔만 봤던 것입니다.

핼러윈 시즌에 전 세계가 부엌에서 달고나 만들기에 도전한 걸 보면 그래도 결국엔 매력에 빠져들긴 했습니다만.

네 번째는 깐부의 의미입니다. 영어 자막에서는 그저 partner 정도로 처리됐는데, 한국인이 어릴 적 새끼손가락 걸고 "깐부 하자" 하던 그 끈끈한 동맹 관계가 단어 하나로는 절대 전달되지 않습니다. 오일남 할아버지가 기훈에게 "우린 깐부잖아" 하던 그 한마디의 무게가 외국인 시청자에겐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 같은 건조한 단어로 들렸던 것이지요. 그 장면의 눈물 포인트가 통역의 벽 앞에서 한풀 꺾여버린 셈입니다.

다섯 번째는 빚과 가족 책임에 대한 설정입니다. 오겜에 나온 사람들이 빚을 크게 지고 가족에게 돈을 못 보내는 상황이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비교적 현실적인 설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일부 외국 시청자들은 "왜 저렇게까지 가족 때문에 희생하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 특유의 가족 책임감과 경제적 압박 구조가 그대로 반영된 부분이라 문화 차이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이런 차이들을 보고 있으면 결국 콘텐츠는 언어를 넘어도 문화는 못 넘는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보면 오징어게임은 단순한 서바이벌 드라마가 아니라, 한국적인 요소가 꽤 깊게 들어간 작품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즐겼지만, 자세히 보면 각자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