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아틀란타에 방문했을때 하루 시간을 내어 유명한 Museum of Art에 다녀왔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아틀란타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라 어느정도인자 한번 보고오자라는 마음으로 들렸던 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자마자 "아, 괜히 왔다"라는 생각은 눈 녹듯 사라지고, "여기 오길 진짜 잘했다"는 감탄만 연발했었습니다. 건물 자체가 작품처럼 아름다워서, 들어서는 순간부터 내가 마치 전시물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얗게 빛나는 건물 외관은 심플하면서도 우아했고, 안으로 들어가면 탁 트인 로비와 천장에서 흘러내리는 자연광 덕분에 숨이 트이는 듯한 상쾌함이 있었습니다. 마치 갤러리와 카페, 그리고 여행지의 기분 좋은 설렘이 한데 섞여 있는 공간 같았습니다.

전시를 하나하나 보면서 느낀 건, 이곳이 단순히 그림을 걸어놓은 공간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미국 근현대 작품부터 유럽 고전 명화, 그리고 아프리카 전통 예술까지 장르와 시기를 넘나드는 컬렉션 덕분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듯했었습니다.

특히 현대미술 코너에서는 "이게 뭐지?"라는 의문과 동시에 "근데 왠지 멋있다"라는 묘한 감정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커다란 캔버스에 단순한 선 하나만 그어져 있는 작품을 보며 처음엔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니름 고심하면서 나온 작품이라고 보면이런 게 바로 예술의 힘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던 거죠.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히 미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와 역사적 맥락까지 담겨 있어서 작품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어떤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흑백사진 속 강렬한 눈빛, 색감이 폭발하는 회화 작품들, 그리고 삶의 이야기를 담은 설치물까지... 한참 동안 그 앞을 떠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포토존처럼 꾸며진 건축적 공간도 재미있었는데, 흰색 벽과 곡선 계단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아티스트가 된 것 같은 착각을 줄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갤러리에 들어간 지 30분 만에 휴대폰 저장공간이 포화 상태가 되었었죠. 하지만 사진에만 매달리다 보니 본래의 감상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아, 결국엔 폰을 주머니에 넣고 오롯이 작품만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관람객들의 다양성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전시실에서 '보물찾기 놀이' 하듯 작품을 찾고 있었고, 대학생으로 보이는 무리들은 미술관을 배경 삼아 자연스럽게 스냅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또 나이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은 작은 노트를 꺼내 뭔가를 열심히 기록하고 있었는데 꽤 멋있어 보였었습니다.

이런 풍경을 보며 '예술은 정말 누구에게나 열정과 감동을 주는거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 나서는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햇살이 들어오고, 방금 본 작품들의 잔상이 머릿속을 맴도는 가운데 홀짝이는 커피 맛은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냥 카페인이 아니라, 감각을 깨우는 무언가를 마신 듯한 기분이었죠. 사실 미술관이라는 곳이 단순히 '작품 구경하는 공간'이 아니라, 내 삶의 리듬을 잠시 바꿔주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재미없을 거라는 핑계로 이런 공간을 잘 찾지 않았었는데, 막상 와 보니 이렇게 풍성한 경험을 주는 걸 보고 앞으로는 자주 와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High Museum of Art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일상에 지친 30대 남자에게도 다시 숨을 고르게 해 주는 쉼표 같은 곳이었습니다. 언젠가 또 아틀란타를 방문한다면, 이곳은 무조건 다시 들를 거라는 확신을 갖고 집으로 돌아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