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우파와 좌파가 공화당 민주당 양당 체제를 기반으로 항상 싸우는걸 보면 가끔은 스포츠 라이벌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 안 통한다. 예전에는 그래도 세금은 좀 더 걷을까 말까, 복지는 어디까지 할까 같은 현실적인 주제로 싸웠는데, 요즘은 그 단계는 이미 지나갔다.
바이든을 거쳐 트럼프 행정부인 지금은 내가 보기에 거의 정책이 아닌 정체성 싸움이다.
나는 누구 편이냐, 너는 어느 진영 사람이냐가 먼저 나오고 그다음에야 내용이 따라온다. 우파는 좌파를 보면 나라 망치러 온 사람처럼 느끼고 좌파는 우파를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장애물처럼 본다.
실제로 내가 주위 미국사람들과 이야기를 할때 정치이야기를 극도로 피하는 이유는 나는 상대방이 우파인지 좌파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섣불리 상대방의 반대편에 해당하는 정치이야기를 했다가는 나중에 내가 기피대상이 된걸 알게되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은 이런 판국에 미디어도 양쪽 모두에게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우파는 우파 채널만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좌파는 좌파 채널만 보면서 역시 저쪽은 문제야라고 확신한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한쪽은 민주주의가 무너진다고 하고, 다른 쪽은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한다. 둘 다 자기 화면 속에서는 말이 된다.
소셜미디어는 더하다. 중간에서 애매하게 말하면 아무도 관심을 안 준다. 대신 화나고 자극적인 말, 상대를 바보나 악당으로 만드는 말이 순식간에 퍼진다. 알고리즘 입장에서는 싸움이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타협은 재미없는 선택이 되고, 강경한 태도만 박수를 받는다. 여기에 경제 문제까지 얹힌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생활이 팍팍해질수록 사람들은 복잡한 설명보다 단순한 범인을 원한다. 이민자 탓, 대기업 탓, 워싱턴 정치인 탓, 뭐든 좋다. 문제는 그 분노가 점점 상대 진영 전체를 향한다는 거다.
어느 순간부터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스트레스 푸는 배출구가 된다. 종교, 인종, 지역 차이도 이 싸움을 더 굳게 만든다. 도시와 시골, 해안과 내륙, 대학 나온 사람과 안 나온 사람의 일상이 너무 다르다. 서로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도 줄었다. 직접 만나면 의외로 비슷한 월세 걱정, 의료비 걱정, 아이 교육 걱정을 하고 있을 텐데, 우리는 주로 화면 속 캐릭터로만 상대를 본다.
그러다 보니 타협은 배신처럼 보이고 중간에 서 있으면 양쪽에서 욕먹는 이상한 상황이 된다.
결국 이 싸움은 누가 더 나은 정책을 내놓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내가 누구 편이라는 걸 증명하는 의식에 가깝다.
그래서 쉽게 끝나지 않는다. 이걸 멈추려면 법이나 선거 제도를 고치는 것보다도, 서로를 적이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한 이웃으로 다시 보는 여유가 필요할 텐데, 지금 미국 사회는 너무 바쁘고 너무 화가 나 있다.
내생각에 당분간은 이 반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각자 알아서 자신의 성향을 숨기거나 외교적으로 유연하게 표현하는 방법들을 익혀야 할 때인것 같다.


미국TODAY
철이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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