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할까 말까의 딜레마, 고민은 길고 결정은 없다 - Fullerton - 1

나이 마흔이 넘으니까 이상하게 기준이 하나 생기더라고요.

예전에는 "해볼까?"가 먼저였다면, 요즘은 "굳이?"가 먼저 떠오른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할까 말까 고민되는 일들 있잖아요. 그럴 때 예전처럼 밀어붙이기보다, 그냥 안 하는 쪽으로 기울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게 나이 들어서 소극적으로 변한 건가 싶었어요.

예전에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새로운 일 시작하는 것도, 좀 무리해가면서라도 해보려고 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에너지가 무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하루가 길어 보여도, 막상 써보면 금방 끝나요.

아이 챙기고, 집안일 하고, 사람들 연락하고 나면 남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요즘은 선택 기준이"이걸 꼭 해야 하나?"

아니면 "안 해도 내 삶에 큰 문제 없나?" 이걸 먼저 보게 돼요.

그리고 대부분의 "할까 말까" 하는 일들은 사실 안 해도 되는 일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람 관계도 예전에는 좀 불편해도 만나려고 했어요. 근데 이제는 "이건 아니다" 싶으면 굳이 끌고 가지 않아요.

나쁜 사람이 아니라도, 나랑 안 맞는 사람은 그냥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일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뭐 해보라고 권하면 예전에는 한 번쯤 고민이라도 길게 했는데, 지금은 딱 봐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냥 남들이 하니까 흔들리는 건지. 후자면 거의 안 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실패를 감당하는 방식도 달라진 것 같아요.

20대, 30대 초반에는 실패해도 "경험이다"라고 넘길 수 있었어요. 다시 시작할 시간도 충분하다고 느꼈고요.

근데 40 넘으면 그게 그렇게 가볍지 않아요. 시간도, 체력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신중해지는 것 같아요. 무조건 도전하는 게 멋있는 게 아니라, 뭘 안 할지 아는 게 더 중요해지는 시기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예요.

정말 하고 싶은 건 더 확실하게 하게 돼요. 애매한 건 버리고, 확실한 것에 집중하는 거죠. 예전보다 선택지는 줄어든 것 같지만, 대신 밀도가 높아진 느낌이에요. 시간 쓰는 방식이 더 선명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결국 요즘 제 기준은 이거예요. "할까 말까 하면 하지 말자." 이게 생각보다 많은 걸 정리해줘요. 고민 시간도 줄어들고, 후회도 줄어들어요. 대신 "이건 해야 한다" 싶은 건 바로 움직이게 되고요.

나이 들었다고 해서 기회가 줄어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불필요한 선택을 줄이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뭔가를 더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가진 걸 지키고 더 단단하게 만드는 시기요.

그래서 저는 요즘도 고민이 생기면 이렇게 생각해요."이거 안 하면 큰일 나나?"

아니면 그냥 웃으면서 넘겨요. 그게 훨씬 편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