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부터 8월 들어서 우리 플러튼쪽 커뮤니티가 아주 시끌시끌 했어요.
이유는 다름 아닌 롯데리아 미국 1호점이 드디어 풀러튼에 문을 열었기 때문이죠.
주소도 외우기 쉽게 150 W Orangethorpe Ave, Fullerton, CA 92832.
임시오픈 할때부터 줄이 늘어서 있었고 나름 인기몰이를 하더군요.
그리고 얼마 전 오픈하던 날에는 여기시장이랑 부총영사까지 와서 분위기는 좋았던거 같았어요.
근데 솔직히 걱정부터 되더라구요. 이 롯데리아가 들어선 자리가 하필 인앤아웃 옆이라서 ㅋㅋㅋ.
같은몰 바로 옆은 아니지만 차로 15초 걸릴정도로 옆에 붙어있는 거리가 되요.
인앤아웃이야 뭐 미국 캘리포니아 사람들한테는 그냥 소울푸드 같은 존재잖아요.
메뉴는 단순하지만, 신선한 재료에다가 가격도 착하고 먹고 나면 후회 없는 신선한 버거.
저도 애들 픽업 가다가 한두 번 들리면 그냥 행복해지는 곳인데, 그 옆에 롯데리아라니... 이건 정말 용기 하나는 인정해야겠다 싶었어요.

왼쪽이 인앤아웃 더블더블 오른쪽은 불고기버거.. ㅋ
처음에는 "한국식 버거라서 신기하다" 하면서 사람들이 몰려오겠죠.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비빔 라이스버거 같은 메뉴는 확실히 차별화 포인트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시안 입맛에는 어느정도 통하는 달달한 패티는 미국사람들 입맛에는 곤욕스러워요.
그래도 처음보는 신선한 맛이라고(?) 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해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오픈빨 끝나고, 사람들이 두 번째, 세 번째로 발걸음을 옮길 만한 맛과 만족감을 주느냐 이거죠.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미국 와서 실패한 이유가 늘 거기 있거든요.
식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하다 보면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미국 노동법 때문에 직원 관리도 쉽지 않고...
이런 게 다 누적돼서 결국 "비싸고 별로다"라는 평판으로 이어져요.
위에 올린 사진보세요 ....
인앤아웃 세트가 같은 값에 저렇게 가성비가 좋은데, 롯데리아가 거기에 맞출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제가 진짜 바라는 건 하나뿐입니다.
이곳 사람들 입맛에 맞게, 그러면서도 롯데리아만의 개성을 살려서 가야 한다는 거예요.
한국식으로 특이하게 만든 라이스버거 같은 건 분명 신선하거든요.
근데 그게 맛이 애매하면 오히려 역효과예요. 미국 사람들 표정은 솔직하잖아요.
"이게 뭐야?" 하면서 현지인들이 인상쓰고 얼굴로 햄버거 씹는거 보니까 내가 다 거북해지더라구요.
풀러튼 사는 입장에서 진짜 롯데리아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괜히 반짝하다 사라지는 가게 되지 말고, 제대로 경쟁하면서 자리를 잡았으면 해요.
그래야 우리 같은 주민들도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잖아요.
주위사람들 벌써 한번 사먹어 보고는 "가성비 안 좋네" 라고 하고있어요.
구글 리뷰도 칭찬일색이던게 점점 악플이 늘고 있네요.
요즘 사람들 리뷰 한두 줄이면 순식간에 분위기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제발, 오픈 행사 끝나고도 꾸준히 찾아가고 싶은 맛을 보여주길... 이게 제 아줌마의 소박한 바람이에요.
솔직히 말하면요, 아직까지는 제 마음은 인앤아웃 쪽으로 기울어 있긴 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롯데리아가 진짜 깜짝 놀랄 만한 'K-버거' 맛을 보여줄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