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로 표를 구입하려다 보면 약간 열받고 한숨부터 나오는 때가 되어버렸습니다.

팬더믹 이전만 해도 조금만 부지런 떨고 대기 타면 어떻게든 표가 구해졌는데, 요즘은 시스템도 바뀌고 발권 기준도 올라가고 좌석 풀리는 양도 적어져서 진짜 "마일리지로 비행기 한 번 타는 게 왜 이렇게 빡세냐"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특히 미국 왕복 같은 장거리 노선은 경쟁이 치열하고, 성수기엔 거의 전쟁입니다. 클릭하고 또 클릭해도 마일 차감 표기만 높게 떠 있고 예약은 자리잡기 힘듭니다. 마일리지 있다고 쉽게 쓰기 힘든 시대라는 거죠.

일단 큰 변화는 차감율입니다. 대한항공이 예전처럼 정액 차감이 아니라 유류세, 시즌, 노선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를 강화하면서 같은 왕복이라도 날짜에 따라 마일 차이가 꽤 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인천–LA 왕복 8만~9만 마일이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좋은 날짜 잡으려면 훨씬 더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유류할증료까지 붙으면 "아니 마일리지로 탄다는 느낌이 맞나?" 할 정도의 현금 지출이 추가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마일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날짜, 시간, 운까지 따라줘야 겨우 자리 확보가 가능하죠.

또 하나 빡센 지점은 좌석 오픈 타이밍입니다. 예전처럼 딱 정해진 시점에 여러 좌석이 한꺼번에 풀리는 방식이 아니라, 이제는 랜덤으로 조금씩 풀리거나 아예 마지막 순간까지도 좌석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등석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고, 비즈니스도 상반기·하반기 성수기엔 나오는 족족 사라집니다. 새벽에 오픈날짜 확인하고 스케줄 맞춰 상시 체크해야 하는 이유죠.

문제는 승객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큽니다. 꼬박꼬박 쌓은 마일인데 막상 쓰려니 자리가 없고, 있다 해도 차감율이 너무 높아져서 현금 구매와 큰 차이가 안 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커뮤니티에서는 '마일은 모으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예전처럼 쌓아두면 언젠가 비즈니스 타고 여행 다녀볼까 하던 꿈이 타의로 접어야만 하는 기분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마일리지는 완전히 의미가 없어진 건 아닙니다. 비수기 잘 노리면 좋은 가성비로 쓸 수 있고 파트너 항공사를 통해 우회 발권하는 방법도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유럽이나 동남아 노선에서 의외의 구멍표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마일만 모으면 끝' 시대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쓰는 시대'로 바뀐 거죠.

결국 대한항공 마일리지 발권이 이렇게 빡세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요는 많아졌고 공급은 줄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유료 고객을 늘리는 게 수익성에 유리하니 마일 좌석을 넉넉하게 풀 이유도 없습니다.

여기에 A380 같은 대형기 감축, 일등석 축소, 특정 노선 수요 폭발까지 겹치면서 마일 발권 난이도는 계속 올라가는 중입니다.

날짜 유연성, 출발 요일 조정, 편도 활용, 스탑오버, 제3국 경유 등 가능성을 다 열어두는 게 필요해졌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생각 없이 쌓아두는 방식으로는 원하는 표를 쉽게 못 얻는다는 사실입니다. 마일은 '쓰는 기술'까지 갖춰야 빛을 발하는 시대가 왔다는 긴장감까지 생기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