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기억이 있다. 경기도 의정부 외할머니 댁 마당에 묶여 있던 누렁이.
밥때가 되면 사람 먹다 남은 된장국 비벼서 줬다. 그게 당연한 거였다.
근데 그 개들, 오래 못 살았다. 그냥 "원래 개는 그렇게 사는 거지" 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미국 와서 보니까 여기 개들은 다르다.
덩치 큰 대형견도 보통 10년-12년, 체격이 작은 개들은 15년 넘게 사는 경우도 흔하다.
한국 개들이랑 뭐가 다를까 생각해봤더니, 답이 밥그릇에 있었다.
불과 2~3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개는 집 지키는 동물이었다.대문 앞에 묶어두고, 먹이는 건 사람 밥상 남은 거. 밥에 된장국, 생선찌개 비벼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문제는 그 음식이 개한테 얼마나 짰냐는 거다.
한국 음식엔 된장, 간장, 고추장 — 나트륨 폭탄들이 기본으로 들어간다.사람 기준으로 만든 음식이니까. 개 신장은 인간 신장보다 훨씬 작고 약하다.
그 나트륨을 매일 처리하다 보면 신장이랑 심혈관이 버텨낼 수가 없다.
정확한 통계 데이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수의학적으로 사람 음식 위주 식단이 개 건강에 나쁘다는 건 이미 정설이다.
그냥 "개는 원래 오래 못 사는 동물"이 아니었던 거다. 먹이는 게 문제였던 거다.
미국은 언제부터 사료를 먹였나미국에서 상업용 개 사료가 처음 나온 건 1860년대다. 제임스 스프랫이라는 영국 사업가가 만든 '스프랫 도그 케이크'가 시작이었다. 밀가루, 채소, 고기 부산물로 만든 건조 비스킷 형태였는데, 이게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사료 산업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950년대 이후엔 우리가 아는 건식 사료, kibble이 대량 생산 체제로 들어갔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 영양 균형을 과학적으로 계산해서 만든 제품이 표준이 된 거다.
왜 이렇게 빨리 자리 잡았냐? 도시화 때문이다. 도시에서 살다 보면 사람 음식 남은 걸 일일이 챙겨서 개한테 줄 여유가 없다.
그냥 사료 사서 그릇에 부어주는 게 훨씬 편하다. 편리함이 문화를 바꿨다. 거기에 영양학 연구가 뒷받침되면서 "사료가 더 낫다"는 게 상식이 됐다.
지금 미국 기준으로 중형견 평균 수명이 12~15년이다. 예전엔 대형견 기준 7~8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사료만으로 수명이 늘어난 건 아니라고 한다. 여러 요소가 같이 움직인 거다. 예방접종, 기생충 관리, 중성화 수술, 실내 생활 환경같은 것들이 다 같이 개선됐다. 근데 그 중에 균형 잡힌 식단이 핵심 기반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의료를 받아도 매일 먹는 게 쓰레기면 한계가 있다.
요즘은 사료도 더 세분화됐다. 나이별, 체중별, 품종별, 활동량별로 다 다른 사료가 나온다.
신장 질환, 알레르기, 비만 — 처방식 사료도 있다. 사람 영양학이랑 거의 같은 레벨로 발전한 거다.
요즘 한국 반려견 문화 보면 확실히 달라졌다. 된장국 비벼주는 집 거의 없다.이제는 개밥도 사료 중심으로 완전히 넘어왔고, 간식도 개 전용 제품 쓴다.
"반려견은 가족"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건강 관리나 영양에 대한 관심도 같이 올라왔다.
이게 사회가 부유해지고 도시화가 된 결과이기도 하다. 먹고 살기 바쁠 때는 개한테 사료 따로 살 여유가 없다.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서 반려동물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거다. 미국이 50~60년 전에 겪은 변화를 한국이 지금 압축해서 겪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내 생각은 개한테 된장국 비벼주는 게 무심한 짓이 아니었다. 그냥 그게 사랑 표현 방식이었던 거다.그 사람들이 나쁜 게 아니라, 정보가 없었던 거다. 지금 우리가 아는 걸 그때 알았으면 달랐겠지.
결국 반려동물 수명은 정보 싸움이다. 뭘 먹이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대한 정보가 쌓여서 요즘 개들이 더 오래 살게된거라고 본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난건데 2007년 미국에서는 반려견과 고양이가 갑자기 죽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었다.
조사 결과 문제의 원인은 시중에서 판매되던 중국제 원료 사용 애완동물 사료였던 것으로 밝혀졌었다.
당시 중국에서 수입한 원료를 사용한 사료에 멜라민이라는 화학 물질이 섞여 있었던 것이 문제였었다. 멜라민은 플라스틱이나 산업용 제품에 쓰이는 물질로 음식에 섞이면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었었다.
이 성분이 들어간 사료를 먹은 개와 고양이들은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사망 사례가 이어졌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조사에 나서면서 사건이 크게 알려졌고 결국 수십 개 브랜드의 사료가 대규모 리콜에 들어갔었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미국 사회에서는 분노와 불안이 크게 퍼졌었다. 이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애완동물 사료의 원료 추적과 수입 검사 기준이 훨씬 강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그때 갑자기 신장기능이 멈추어서 죽은 우리집 강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울화통이 터지곤 한다. 사료만 잘 챙겼어도 몇년 더 살았을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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