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와서 처음 루트비어(root beer)를 마신 한국사람이라면 대부분 첫 반응은 "이게뭐야, 음료라고? 치약물 아니야?"라는 당황스러움이다.
탄산음료라고 해서 콜라나 스프라이트 같은 맛을 기대했다가, 입 안에서 달달한 약초 향이 올라오고, 뒷맛으로 치약 같은 향이 느껴지니까 이런걸 왜 마시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음료에 열광하는 미국인들도 많고, 심지어 여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 '루트비어 플로트'로 즐기면 인생 최고 디저트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도대체 이 음료의 정체는 뭘까?
루트비어의 원조는 이름 그대로 뿌리(Root)로 만든 맥주(Beer)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맥주'는 알코올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음료를 말한다. 루트비어의 기원은 미국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약초 술과 뿌리 차에서 시작됐고, 이후 유럽계 이민자들이 이 문화를 받아들여 사사프라스(sassafras)나 사르사뿌릴라(sarsaparilla) 같은 뿌리식물을 끓여 달인 뒤 청량음료처럼 마신 것이 초기 형태다.
19세기 중반에는 술을 금기시하는 종교 운동 영향으로, "술 대신 즐길 수 있는 건강 음료"라는 콘셉트가 붙으면서 더욱 대중화되었고, 이후 설탕과 탄산이 추가되면서 우리가 아는 달착지근한 루트비어가 만들어졌다. 루트비어는 원래 대체 술이자 약초 음료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대체 루트비어의 어떤 맛을 좋아하는 걸까?
루트비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달고 청량하다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약초 향, 윈터그린 향, 바닐라, 카라멜, 나무껍질 같은 풍미를 즐긴다. 쉽게 말해 '음료 속에 향신료와 숲 냄새가 들어 있는 맛'을 즐기는 것이다. 우리가 커피에서 쓴맛 뒤에 남는 고소함이나 다크초콜릿의 씁쓸한 여운을 즐기듯, 루트비어 팬들은 "한 번 익숙해지면 중독되는 향"이라고 주장한다.

그럼 루트비어는 한국 칡즙이랑 비슷한 맛 아닌가 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둘은 같은 음료는 아니지만 서로 묘하게 닮아 있기는 하다.
공통점은 '식물 뿌리에서 나온 향과 약재 느낌'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칡즙은 흙, 풀, 성질이 시원한 뿌리의 향이 그대로 올라오고, 달기보다는 구수하고 약 맛이 나는데, 루트비어도 달콤한 탄산 속에 뿌리에서 나는 쌉싸래한 향과 약초 향이 숨어 있다.
그래서 칡즙을 싫어하는 한국인들이 루트비어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칡즙을 어릴 때부터 건강 음료처럼 즐긴 사람들 중에는 루트비어도 호기심 있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차이점도 뚜렷하다. 루트비어는 '향료 + 당도 + 탄산의 조합'이라 훨씬 더 달고 향이 강하다. 여기에 Wintergreen(치약향의 원료로 유명) 향이 더 들어가서 상쾌함이 과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칡즙이 "몸에 좋은 맛"이라면, 루트비어는 "단맛으로 덮은 약초향 디저트 음료"에 가깝다. 그래서 달아서 부담 없이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아이스크림과 섞으면 또 다른 풍미가 생긴다.
결국 루트비어는 단순한 탄산음료가 아니라 미국 문화의 흔적이 담긴 약초 기반 전통 음료다. 치약맛, 약초맛, 나무껍질 향...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이 묘한 맛을 추억의 맛, 고향의 향수처럼 즐긴다.
어릴 적 플로트에 아이스크림을 띄워 먹었던 기억, 캠핑장에서 먹었던 BBQ 뒤 루트비어 한 잔의 느낌 같은 추억이, 이 특이한 음료를 특별하게 만든다. 한국인이 맥콜이나 식혜, 수정과의 맛을 추억과 함께 즐기듯 루트비어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향이 배어 있는 음료인것 같다.
그래서 루트비어는 그냥 '맛있는 음료'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맛없는 음료'라고 하기에도 부족하다.
익숙해지면 중독이 되고, 근데 안 맞으면 평생 멀리한다. 그 경계에서 사람 취향을 갈라버리는 독특한 음료. 루트비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낯선 향에서 문화와 추억을 마시는 것이고, 처음 접하는 한국인들은 이 음료를 통해 미국인의 취향 세계를 엿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나도 루트비어를 좋아한다, 아이들과 함께 중국요리를 먹을때 시원한 루트비어를 같이 마시는걸 즐긴다. 아마 대학교때 자주 먹었었던 추억이 남아서인것 같다.








돈되는거 뭐 있을까? | 
대박전자제품 CNET | 
KGOMIO 블log | 
둥글게 둥글게 동요천국 | 
미국 블로그 대장간 | 
Mint Star |
Sunset Oregon | 
cuteasducks | 
오리건 우리동네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