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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포인트 파크(Kelley Point Park)는 한번 가보면 이렇게 조용한 곳이 있었나 싶은 놀라움을 준다.
지도를 보면 오레건이 아닌 워싱턴처럼 보이는 기묘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고,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공장과 물류 창고로 가득한 지역을 지나야 해서 '잘못 온 거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이 산업지대를 지나 숲 안으로 들어선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거칠고 소란스러운 일상 뒤에 감춰진 조용한 자연, 그게 켈리 포인트 파크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강이 만나는 장소라는 점이다. 윌래머트 강(Willamette River)과 콜럼비아 강(Columbia River)이 바로 이 지점에서 합쳐져 태평양을 향해 흘러간다. 그래서 강폭이 넓고, 바람이 강하며, 물결의 느낌이 일반적인 강과 확연히 다르다. 바다도 아닌데 바닷바람처럼 세게 스쳐 지나가고, 강물도 잔잔하기보다 물살이 묵직하고 힘이 있다.
강이라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오히려 '강과 바다 사이의 경계'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단순한 강변 공원이 아니라, 포틀랜드가 바다와 연결되는 첫 관문처럼 여긴다.
공원 자체는 매우 단순한 모양이다. 특별한 전망대도, 화려한 시설도 없다. 키 큰 나무들이 길을 넓게 감싸고, 잔잔한 산책길이 물가로 이어지며, 곳곳에 벤치가 놓여 있을 뿐이다. 그런데 편의 시설이 없다는 부족함이 오히려 켈리 포인트 파크만의 매력이 된다. 북적이지 않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사람도 적고, 그저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고, 가족 단위나 연인도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타는 속도가 느려지는 곳, 생각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곳이다.
그리고 켈리 포인트 파크에서는 물놀이를 금지한다. 강물이 위험해서다. 두 강이 만나는 지점 특성상 물살이 강하고 수심 변화가 크며,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가 있다. 겉보기엔 평화롭고 잔잔해 보이는데, 안쪽 흐름이 워낙 강해서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물에 들어가기보다는, 강을 바라보며 산책하거나, 그늘 아래에서 음식을 먹거나, 강 위를 스쳐 지나가는 화물선을 구경한다.
이곳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경계의 느낌 때문이다. 산업구역과 숲, 강과 바다, 도시와 자연이 모두 만난 뒤 서로 섞이지 않고, 각자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는 모습. 공원에서는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들리는데, 바로 그 뒤편에는 트럭과 크레인 소리가 공존한다.
포틀랜드가 주는 여유와 자연을 가장 '가볍게, 깊게' 느낄 수 있는 장소. 켈리 포인트 파크는 조용하지만 포틀랜드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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