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레건 주 포틀랜드(Portland)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그저 "비 많이 오는 도시"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살면 살수록 정이 간다. 거창한 매력은 없는데, 생활 속 작은 디테일들이 쌓여 마음을 붙잡아 두는 도시라고 해야 할까. 마치 처음엔 밍밍해 보이다가 천천히 스며드는 커피 같은 느낌이다.
포틀랜드가 주는 첫 번째 매력은 사람에 대한 거리감이 편안하다는 것이다. 누군가 갑자기 말을 걸지도 않고, 반대로 차갑게 쳐다보지도 않는다.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신호에 걸려 옆 사람과 서 있으면 "Nice day, huh?" 정도의 가벼운 인사만 나누고 다시 각자의 길로 간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를 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그렇다고 억지로 어울리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두 번째는 도시 전체가 '조용한 취향'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대형 쇼핑몰이 중심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테마파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동네마다 독립 서점, 소규모 커피숍, 로컬 맥주 양조장이 자리 잡고 있다. 가게마다 개성 있고, 주인도 손님도 겉멋 대신 편안함을 우선한다.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맥주집에 혼자 와서 노트북을 열고 일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섞인다. "조용히 자기 취향을 즐기는 데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도시." 이런 편안함이 포틀랜드의 진짜 매력이다.
세 번째로는 자연과 도시가 부드럽게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콜럼비아 리버 조지(Columbia River Gorge)의 폭포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도시 안에 있는 포레스트 파크(Forest Park)만 해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직장 퇴근 후 짧게 트레일을 걸고, 주말엔 산책이나 하이킹을 하는 것이 일상이다. 자연을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말 그대로 '생활 속 공간'으로 느낄 수 있는 도시. 이게 살다 보면 엄청난 휴식으로 다가온다.
또 하나 포틀랜드가 정이 가는 이유는 완벽한 도시처럼 보일 필요가 없다는 솔직함 때문이다. 오래된 도로, 중간중간 삐걱거리는 버스, 때때로 생기는 사회 문제까지, 포틀랜드는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는다. 뉴욕처럼 화려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처럼 비싸지도 않고, LA처럼 과장된 스타일도 없다. 예쁘게 포장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도시. 이 솔직함 때문에 오히려 정이 든다. 잘난 척하지 않는 사람과 친구가 되기 쉬운 것처럼.
마지막으로, 포틀랜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느긋하게 책을 보고, 자전거로 다리 하나 건너 동네 마켓에 들르는, 아주 느린 일상. 누군가에게는 지루할 수 있겠지만, 복잡한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에게는 이런 리듬이 삶을 천천히 되찾게 해준다. 포틀랜드에서 오래 살다 보면 '바쁜 게 능력'이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대신 '어떤 일상을 선택할 것인가'에 더 집중하게 된다.
결국 포틀랜드는 강렬한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도시가 아니다.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고, 겉보기에 평범하다. 그런데 그 평범함 속에 여유, 자연, 따뜻한 거리감, 그리고 솔직함이 들어 있다. 그래서 살수록 정이 드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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